일이 : 데이트



영화가 끝이 났다. 그렇게 보고 싶어 하던 영화였는데 보러 갈 시간이 전혀 되지 않았다. 그러던 어느 날 주말에 딱히 일도 별로 없을 터이니 나가서 데이트나 하고 오라길래 서로 괜찮다 하다가 안에만 있으면 머리아프다며 영화 표 두 장을 손에 쥐여 주었다. 그렇게 주말이 되었고 서로 차려입고 영화관 앞에서 만나 같이 영화관으로 들어갔고 자리를 찾아 앉았고 얼마 안 있다가 영화가 시작됐다.


"보고 싶었던 영화인데 잘 된 거 같아요."

"응. 이거 준거 고마워해야 될 거 같은데."


그렇게 영화관을 나오면서 영화와 관련된 이야기를 나누었고 다음 장소로 발걸음을 옮겼다. 늘 데이트를 할 때마다 정해진 듯한 코스로 가지만 가서 먹는 음식이나 나누는 이야기가 다르기에 항상 새로운 느낌이 들었다. 그리고 어디서 구해온 것인지 관람티켓을 얻었다며 가방에서 꺼내 보여 그곳으로 자리를 옮겨 작품들을 하나하나 구경을 했다.

대부분 나는 잘 모르는 작품들이었다. 하지만 몇몇 작품들에 대해서 이야기를 잘 알고 있는지 간단한 이야기를 해주는데 재미있다 못해 그런 이야기들에 흥미가 생겼고 그런 이야기를 듣는 시간이 무척이나 좋았다.


"저녁만 먹으면 시간 금방 가겠네요."


관람을 끝마치고 밖을 나오니 노을이 지고 있었다. 이번 식당은 전날 미리 찾아본 곳으로 안내했다. 적어도 식사하는 곳만큼은 내가 알아본 곳으로 안내를 하는 것이 좋다는 누구의 이야기에 바로 찾아서 예약해놓았다. 예약을 한 곳은 무척이나 조용했고 단둘이 식사하기에도 좋은 곳이었다.


"괜찮을지 모르겠네."

"맛있어요. 스티브가 다 찾아본 거에요?"


맛있다며 활짝 웃어 보이며 식사를 마저 이어나간다. 아- 이렇게 찾아보길 잘한 거 같아.

식당을 나오자 이미 하늘에는 노을이 사라지고 별들과 달이 자리를 차지하고 있었다. 데이트 마지막 코스는 늘 항상 걷는 공원이었다. 그곳을 걸으면 데이트를 마무리 짓기도 좋고, 좀 더 이야기를 나누기에 좋은 장소기에 천천히 걸음을 옮겼다.


"오늘 고마워요."

"아니야. 내가 더 고마운걸."


손 깍지를 꽉 잡는다. 가슴이 두근거려 잡을까 말까 고민하던 손은 같이 깍지를 잡아준다. 공원을 거닐다 보니 어느샌가 집 근처에 다다랐다. 아- 라는 짧은 탄식이 터져 나온다.


"오늘 데이트 고마웠어요."


그리고 눈 깜짝할 사이에 쪽- 하는 소리가 나왔고 입술에는 따뜻한 온기가 남아있었다. 그럼 잘 가요- 라며 손을 흔들며 멀어지는 그녀를 한동안 멍하니 그 자리에 서서 바라만 보고 있었다.



긴토키 N제 시리즈 :: 무도회



3. 유리잔 부딪히는 소리




4. 초콜릿 향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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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토키 N제 시리즈 :: 무도회

하나



1. 스치며 지나가는 프릴




2. 흘러나오는 왈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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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오 : 미안해

드림 전력 주제 : 미안해



1.

너는 설거지를 하고 있었고 나는 소파에 누워서 점프를 읽고 있었다. 설거지가 끝나면 바로 내일 먹을 것을 만들기 위해 같이 나가기로 했다. 집중하고 있는데 쨍그랑- 하고 접시가 깨지는 소리가 들려왔고 부엌을 보니 접시 하나가 깨져있었다. 괜찮을까- 걱정이 돼 있는 곳으로 달려가 살펴보았다. 다행히 다치지는 않는듯했다.


"미안해. 긴토키. 접시를 실수로 깨버렸어."

"아냐. 괜찮아. 다치지만 않았으면 된 거야."



2.

옷은 빨아 입는 거냐며 나에게 핀잔을 주었다. 그래서 옷장을 보여주면서 똑같은 옷만 여러 벌 있는 거니까 걱정하지 말라고 외쳤지만, 이상한 눈길로 바라보는 표정을 잊을 수 없었다. 그래서 옷들을 세탁기에 넣고 작동을 시킨 뒤 일이 있어 잠시 해결사를 비웠다. 일을 마치고 문을 열자 먼저 와있던 걸까- 타카라가 흠칫 놀라더니 울먹거리는 듯한 표정을 지으며 나에게 옷을 내밀었다. 옷에는 다리미 탄 자국이 선명했다.


"미안해... 옷 다림질 해주려고 했는데 이렇게 돼버렸어."

"괜찮아. 똑같은 옷 여러 벌 있으니까."



3.

양손에 들린 봉지에 먹을 것들이 가득 들어있었다. 근처 편의점에 일하는 사람이 -아마 타카라가 아는듯했다- 평소에 신세 많이 졌다고 부탁해도 되느냐면서 양손에 봉지를 가득 쥐여 주었다. 한 봉지에는 딸기 우유가 가득 들었고 한쪽에는 오렌지 주스와 각종 간식이 가득 들어있었다. 딸기 우유는 뭐냐고 물으니 남자친구가 무척이나 좋아한다고 말했던 것이 생각났다며 담았다고 말을 했다. 평소의 나를 자랑스럽게 생각했구나- 하는 생각이 들어 기분이 묘하게 좋아졌다.

걸음을 옮기다 저 멀리 익숙한 우산이 보였다. 그런데 옆에 있는 사람은 처음 보는 사람이었다. 누구지? 의문을 품으며 뒤를 쫓았지만 금방 사라져 버렸다. 어디로 간 거야? 달려갔지만 아무리 둘러보아도 보이지 않았다. 어디로 간 거야... 주변을 둘러보는데 누군가 툭- 하고 나를 밀었고 그것에 놀라 나는 비명을 지르고 말았다.


"으악!!"

"미안해- 괜찮아? 그렇게 세게 민 것도 아닌데..."



4.

사람의 느낌이라는 것이 정말로 신기했다. 뭔가 이상한 느낌이 들어서 피하면 항상 내가 있던 자리에서 어떤 사고가 일어나고, 꺼림칙해서 뒤를 조사하면 늘 어떤 일들이 일어나기 마련이었다. 그리고 그 본능을 무시하면 그 일들이 무척이나 커져서 나를 덮쳐온다. 그리고 지금 그런 상황이다.

아무리 추궁을 해보아도 너는 응답을 하지 않았다. 왜? 어째서? 늘 항상 입버릇처럼 해오던 그 말을 지금은 하지 않는 건데. 지금 내가 듣고 싶은 말은 네가 늘 항상 해오던 그 말이야.



5.

"미안해...미안해..."

"...왜 지금에서야 해주는 건데. 내가 말해 돌라고 부탁할 때는 해주지 않았잖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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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티브 N제 시리즈 :: 반짝반짝



3. 취한 채 날 바라보는 그대의 눈동자





4. 어느 날 밤에 꾸었던 환상적인 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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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티브 N제 시리즈 :: 반짝반짝

하나



1. 한여름 오후



2. 뉴욕의 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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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사 : 반지

샹그릴라 전력 주제 : 반지

*반지는 선물만 받으란 법 있습니까



예전에 돈이 어디서 난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긴토키에게 반지를 선물 받았다. 처음 선물을 받은 거기도 했고 연인끼리의 그런 징표였기에 기분이 좋아 정말 고맙다며 한 번도 빼놓지 않고 계속 손가락에 끼고 다녔다. 하지만 일을 하다 보니 반지가 거추장스러울 때가 많았고 자연스럽게 반지를 빼내어 목걸이에 걸어서 다녔다. 긴토키도 반지가 어디 갔느냐고 묻길래 목걸이를 보여주면서 "여기 있어."라며 당당하게 보여주었다. 하지만 요 며칠 전부터 손가락에서 반지가 전혀 보이지 않았다.


"반지 어디 갔어?"

"아- 그거? 해결사 첫 번째 서랍장 안에 있지. 안 잃어버렸으니 걱정하지 말라고."



너무나 구체적으로 어디에 넣어두었다고 하길래 아- 그래- 아무렇지 않게 이해를 하고 안심을 하고 한동안 아무렇지 않게 지냈었다. 그러던 어느 날 해결사를 찾아갔을 때 문단속을 안 한 것인지 내가 먼저 올 걸 알고 있었는지 입구가 열려있길래 문단속이나 똑바로 하고 다니지- 혼잣말로 중얼거리며 안으로 들어갔다. 아무도 없는 해결사는 쥐죽은 듯이 무척이나 고요했다. 그러다 문득 서랍장 안에 반지를 넣어 두었다는 것이 떠올라 서랍장으로 걸어가 첫 번째칸을 열어보았다. 거기에는 굴러다니는 몽당연필, 무언가를 메모해놓은 메모장 등 잡다한 것이 잔뜩 들어 있었지만, 반지는 전혀 보이지 않았다. 두 번째 칸도 세 번째 칸도 아무리 뒤져보아도 반지는 존재하지 않았던 것처럼 보이지 않았다. 그래 잃어버렸다던가 아니면 어딘가에다가 둔 거겠지- 속으로 여러 번 안심을 하며 조용히 뒤지고 있던 서랍장을 닫았다.


"반지 어디 갔어?"

"내가 말했잖아. 서랍장 안에 있다고. 그런데 그건 왜 자꾸 물어?"

"아냐- 아무것도 아니야..."


왜 자꾸 따지는 거야? 라는 투로 얘기하기에 조용히 꼬리를 내렸다. 여기서 더 추궁해봤자 좋아질게 없다는 걸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다. 계속 집을 뒤지면 오해를 살 것이 뻔했기에 그냥 잠자코 있기로 했다. 그래 언젠가는 반지를 보여주겠지 여기 멀쩡히 잘 있다고, 소중히 간직하고 있다고.


하지만 그 결심도 얼마 못 가서 깨지고 말았다. 햇볕이 내리쬐는 오후, 유난히 이상하게 일이 끝난 날이었다. 간식거리라도 사서 가면 좋아하려나- 이런 생각에 편의점으로 발걸음을 옮기려는 순간 옆에 익숙한 남자와 한 여자가 팔짱을 끼고 걸어가는 모습을 목격했다. 자세히 보니 여자는 처음 보는 사람이었지만 옆에서 미소를 지으며 기분 좋다는 듯 웃고 있는 사람은 긴토키였다. 지금 여기서 난리 치면 안 돼- 심호흡을 여러 번하고 조용히 뒤를 따라갔다. 어느 카페- 평소에 가자고 하면 비싸다며 다음에 가자고 했던 그 카페로 들어가버렸다. 손이 조금씩 떨려온다. 조용히 문을 열고 들어가 그 일행이 앉은 근처의 자리에 앉아 이야기를 엿들었다.


"그래서. 그 여자는 어떻게 할 건데?"

"몰라. 요즘 들어 팔아버린 반지 얘기도 자주 꺼내서 골치 아프다고."


지나가던 직원이 "손님 괜찮으세요?" 라고 물어오길래 괜찮다고 가서 일 보시면 된다고 말을 하고 돌려보냈다. 음료수 잔을 들고 있는 손이 부들부들 떨려온다. 반지를 하기 싫었으면 하기 싫었다고 말을 했으면 된 거고 팔았으면 팔았다고 했으면 된 거다. 그런데 그게 귀찮았다고 이렇게 뒤에서 뒷말을 까고 있는 게 말이 되는 일인가- 싶었다. 아직은 아닌 거 같아 조용히 이야기를 더 들어보기로 했다.


"오빠. 언제 정리할 거냐니까-"

"빨리 정리한다고 했지- 그만 보채."


하하- 즐겁다는 듯이 웃는 그 목소리가 짜증 나 벌떡 일어나 음료수 잔을 들고 그 자리 앞에 섰다. 나를 여기서 만날 줄 몰랐다는 걸까- 놀란 토끼 눈을 하고 나를 쳐다보고 있다. 앞에 앉은 여자는 누구야? 라는 말만 연신 내뱉고 있다.


"끼기 싫으면 끼기 싫다고, 팔았다면 팔았다고 진작 말했으면 좋잖아."

"저기 그러니까..."

"듣기 싫어."


정말로 듣기가 싫었다. 손에 들린 음료수를 그대로 얼굴에 부어버렸다. 음료수의 색 그대로 긴토키의 옷에 물이 들었다. 순간적인 상황에 당황스러웠던 걸까 고개를 들지 못하고 바닥만을 쳐다보고 있었다. 소중하다고 목에 걸고 다녔던 반지가 지금 이 순간만큼은 정말로 혐오스러워졌다. 힘을 주자 목걸이가 우두둑하고 끊어져 버렸고 그대로 반지를 긴 유성영화에 던져버렸다.


"어디 한번 잘 살아봐."


그 상황은 이제 더는 신경 쓸 일이 아니었다. 그대로 그 카페를 박차고 나왔다. 문이 닫히면서 던졌던 반지가 바닥에 구르는 소리가 들려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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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삼 : 별이 되고 싶다


너에게서 가장 가까운 곳에 푸른 하늘의 별이 되고 싶다. :: 안재동 - 별이 되고 싶다


***


오늘따라 아침에 일어났을 때부터 무언가가 찜찜한 기분이 들었다. 뒤처리를 분명 했는데 안 한듯한 그런 찜찜함이었다. 어떤 행동을 해보아도 찜찜함이 가시지 않아 그냥 무시하고 하루를 시작하려는 찰나 너의 말을 듣고 아- 이 찜찜함이 무엇이었는지 알 수 있었다.


"나 오늘 요시와라에서 저녁 먹고 거기서 자고 올 거 같아."

"왜? 왜 멀쩡한 집 놔두고 거기서 자고 오려는 건데."

"일터고 거기서 한동안 지냈었잖아. 그래서 한 번 정도는 자고 오는 것도 좋을 거 같아서."


데리러 오겠다고 찾아오지 마- 이 말을 남기고 너는 신이 난 듯 몸을 이리저리 흔들면서 저 멀리 걸어갔다. 너의 뒷모습과 활짝 펴진 우산만을 멍하니 바라만 보았다. 뭔가 기분이 찜찜한 게 이거였구나-

낮이 지나고 노을이 지기 시작하면서 하늘에는 하나둘씩 별이 뜨기 시작했다. 전화기를 한번 바라보고 창밖의 거리를 한 번 확인하고 가까이에서 보이는 집을 한번 확인하고, 이 루트를 여러 번 반복하자 뒤에서 가만히 바라만 보고 있던 카구라가 답답했는지 정 그렇게 보고 싶으면 보고 오라고 등 떠밀었다.


"아니 오늘은 오지 말라 했는데-"

"주인 잃은 강아지처럼 불안해할 바에 그냥 한 번 보고 오라 해."


단호하게 말을 하고는 문을 닫아버린 터라 터덜터덜 걸어가다 가는 길목에 있는 다리 근처에 앉아 멍하니 밤하늘을 바라보았다. 아아- 저 멀리 있는 곳에 떠있는 저 별은 아마 요시와라와 가깝겠지? 저 별이라면 가까이에서 너를 볼 수 있겠지- 그냥 근처까지 걸어갈 생각은 접어두고 멍하니 밤하늘의 별만 바라보았다. 그냥 머릿속에는 저 별이라면 가까이에서 볼 수 있을 거라는 생각만이 맴돌았다.


"긴토키 여기서 뭐 해?"


다리 건너편에서 익숙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하늘에서 눈을 때고 소리가 나는 쪽을 바라보니 우산으로 간당간당하게 중심을 잡고 있는 위태로운 모습을 하는 네가 보였다. 빠르게 달려가 부축을 하자 힘이 풀렸는지 축- 내 쪽으로 쓰러지듯 기대었다.


"뭐야. 왜 이렇게 많이 먹었어."

"주는 대로 먹어서 그런가 보다- 자- 가자-!"


취해서 그런 걸까 무척 신이나 보이는 너는 손을 앞으로 뻗으며 가자며 칭얼댄다. 이대로 가다간 안될 거 같아 어깨에 걸친 팔을 푸르고 등에 업은 뒤 바닥에 떨어진 우산을 간신히 집어들어 양손에 꽉 잡아 중심을 잡고 천천히 해결사로 발걸음을 옮겼다.

그렇게 걸어가다 멈춰서 하늘을 한번 바라보았다. 유난히 별 두 개가 반짝거린다. 너와 가까운 별이 되고 싶다고 생각했던 것이 이루어 진 거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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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하나 : 첫사랑

샹그릴라 : 첫사랑



나에게 있어서 그는 첫사랑이나 다름없었다. 어렸을 때에는 정해진 일정을 쫓아간다고 정신이 없었고 점점 자라면서 지내는 주변 아이들이라고 해봐야 여자아이들- 정말로 친하게 지내는 그런 아이들뿐이었다. 고등학교를 들어가서 지냈던 아이들을 한순간에 잃어버리고 그 상태로 어렸을 때부터 지내왔던 친구와 함께 이곳으로 오면서 지내왔던 추억에는 그냥 아이들과 어울려 노는 거, 같이 숙제를 하는 것 등 정말로 별거 없는 기억뿐이었다. 첫사랑이나 연애라는 단어는 그냥 주변인들의 이야기였을 뿐이다.

그렇게 이곳에서도 각자의 터를 잡고, 각자의 일을 찾아가면서도 친구와 떨어져 지내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혼자 지내는 시간이 무척이나 많았다. 여기서 인연을 과연 만들 수 있을까? 라는 생각만이 머릿속을 채워왔다.


"Hi."


그 날 처음 봤던, 아니 정확하게 말하자면 지나가면서 몇 번 보았던 사람이었다. 그냥 이 시간에 나오는 사람 정도로만 인식했던 그가 지나가며 인사를 하고 재빠르게 뛰어갔고 그거에 오기가 생겨 쫓아갔던 것이 계기가 되었던 거 같았다. 그렇게 새벽에 만나는 시간이 늘어가고 말을 하는 시간이 점점 늘어가면서 운동 후 숨을 고르게 하려고 빨리 뛰는 심박동이 아니라 다른 거에 의해 빨리 뛰는 심박동이란 걸 깨닫는 것도 그리 오래 걸리지 않았다.

예전에 친구에게 "첫사랑이라던가 연애를 할 때 어떤 느낌이 들어?"라고 물어본 적이 있다. 그때 친구의 대답은 "정말 좋아. 두근거려서 미칠 것만 같아. 막 봄도 아닌데 벚꽃잎이 내 앞에 휘날리는 것만 같아."라며 아무렇지 않게 말을 해서 농담하지 말라고 했었다. 그때의 말이 거짓말이라는 것이 아니란 것을 지금에서야 깨달았다. 계속 같이 지낼수록 점점 더 두근거리고 있었다. 아- 이게 첫사랑이구나-


"무슨 생각을 그렇게 하길래 불러도 대답이 없나-"

"아, 죄송해요. 그래서 오늘은 어땠어요?"


많이 들었던 말들은 첫사랑은 절대로 이루어지지 않는다는 것이었다. 첫사랑을 추억으로 간직하는 사람들을 본 경우도 많고 첫사랑과 성공한 사람들도 많이 보았다. 첫사랑과 성공한다는 건 정말 좋은 일인 거 같다.


"무슨 좋은일 있나?"

"아니요. 그냥 스티브가 좋아서 그래요."

일이 : 부케

글 드림 전력 주제 : 부케


저번에 의뢰를 도와주어 인연이 되었던 사람이 있었다. 그리고 요 며칠 전에 그 사람에게서 덕분에 결혼을 무사히 할 수 있게 되었다면서 청첩장이 날라왔다. 축의금이라던가 돈 나가는 것도 있지만, 그 무엇보다 나가기가 무척이나 귀찮아 가지 않으려 했지만 "가서 축하라도 해줘야 될 거 아냐. 축의금은 내가 낼게."라며 나에게 말을 하고는 공식적인 행사나 다름없다며 정장을 입히고 신파치와 카구라에게 어울리는 옷을 입히고는 다 같이 손을 잡고 결혼식장으로 향하는 타카라였다.


"결혼 축하합니다."


저 멀리서 '빨리 인사하고 와.'라는 오로라를 내뿜는 너를 뒤로하고 그 사람에게 손을 내밀어 인사를 건넸다. 와주셔서 감사하다며 계속 인사를 하는 그 사람에게 아무것도 아니라고, 당연한 일을 한 것이라며 둘러대고 빨리 그 자리를 벗어났다.


"것 봐. 뭐랬어. 감사인사는 해야 된다고 했지?"

"그래- 그러면 식만 보고 가는 걸로 하자고."

"저 사람이 나한테도 와줘서 고맙다고 밥 먹고 가라고 이 거주고 갔는데?"


손에는 '식권'이라고 적힌 종이가 네장이 쥐어져 있었다. 카구라는 좋다며 신 나고 있었다. 어쩔 수 없잖아- 라며 내 손을 살포시 잡는 너를 빤히 바라보았다. 그리고는 주변에서 "10분 후 예식이 시작됩니다."라는 소리가 들려오고 인파에 밀려 안으로 들어가 신랑 측 자리에 앉았다.

잠시 후 식이 시작되었고 턱시도를 입은 그 사람이 식장으로 입장했다. 적은 인원이었지만 식장 안은 커다란 환호소리로 가득 채워졌고, 잠시 후 하얀색 웨딩드레스를 입은 신부가 천천히 입장했다. 신부는 얼굴을 가리고 있었지만, 느낌상으로 무척이나 예쁘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옆을 보니 타카라도 멍하니 신부를 바라보고 있었다. 순서대로 식이 진행되었고, 어느새 사진을 찍는 시간이 되었다. 거부했지만 이왕 온 거 찍고 가라는 그 사람의 말에 이끌려 자리를 잡고 식장 손님들과 같이 사진을 찍었다.


"부케 받으실래요? 신부가 받아도 좋다고 하던데."


나갈려는 찰나 그 사람이 다가와 부케를 받을 생각이 없느냐는 질문을 했다. 신부 쪽을 한번 바라보니 괜찮다는 신호를 보내고 있었다. 카구라가 "가서 받아보라 해."라며 타카라의 등을 떠밀어 내보냈다. 던질게요- 라는 신부의 말을 끝으로 손에 들려있던 부케는 천장 위로 떠올랐고 여러 사람이 달려드는 가운데 멍하니 부케를 보고 있던 타카라의 손안으로 떨어졌다. 어라- 당황하는 타카라의 주위로 여자들이 달려들어 축하해요- 라며 인사를 건넸고 그렇게 복잡한 식은 끝이 났다.


"밥 먹고 나왔으면 좋았는데-"

"그 순간에도 밥이 먹고 싶었냐."


식장을 나와 집으로 돌아가는 길, 식권이 무용지물 됐다며 아쉬워하길래 가는 길에 국수라도 먹고 가는 게 어떠냐는 말을 꺼내자 다들 좋다며 동의를 했고 해결사로 돌아가던 발걸음을 국숫집으로 돌렸다.

걸어가는 길 내내 꽃냄새를 맡길래? 그렇게 좋으냐고 묻자 좋다는 대답이 돌아왔다.


"그나저나 부케를 받은 사람이 6개월 안에 결혼을 못하면 3년 동안 시집을 못 간다는 속설이 있던데."

"시집가는 게 걱정된다면 나한테 오면 되는 거지."

"뭐?"


장난스럽게 한 말일지도 몰라도 나는 조금 진지하게 받아들여 대답했다. 무척 놀라는듯하면서 그 자리에 멈춰버렸다. 얼굴을 보니 노을 때문인지는 몰라도 무척이나 빨개져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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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영 : 소중한 까닭

드림 전력 주제 : 너를 위한 문장


세상에는 수많은 사람들이 있다. 그러나 그중에서도 당신이 내게 가장 소중할 수밖에 없는 것은 당신과 내가 함께 나누었던 그 시간이 소중하기 때문이다. 당신을 생각하느라 지새운 밤이 내게는 너무도 소중한 까닭이다. :: 이정하 - 소중한 까닭


***


세상에는 수많은 사람들이 있고 그 사람에게 느끼는 감정들도 제각각이다. 좋아하는 사람, 싫어하는 사람, 미워하는 사람, 그냥 평범한 감정을 가진 사람, 아니면 필요를 위해 좋아하는'척'하는 사람 등 다양하게 존재한다. 특히 사랑에 대한 감정은 지속적이기도 하면서 일시적이기도 한 것처럼 보인다. 사랑하는 사람이 누구냐, 얼마나 사랑하느냐 라는 질문을 던지면 사랑하는 사람이 매번 바뀌거나 사랑한다, 그냥 보통이다, 잘 모르겠다는 등 여러 가지 대답이 들려온다. 이건 아마 일시적인 사람들의 대답이다. 지속적인 사람들에게 물어보면 늘 항상 대답은 똑같다.


"난 역시 페퍼지. 페퍼가 얼마나 좋은데."

"변함없이 제인 이네만."


대답을 예상할 수 있을 정도로의 사람들이었다. 서로 연애하는 방법도 다르지만 직접 보지 못해도 얼마나 사랑하는지는 대화만 들어도 알 수 있었다.

나에게도 무척이나 소중한 사람들이 많다. 주변 사람들, 과거의 인연, 그리고 가장 특별하게 소중하고 사랑하는 사람이 있다면 바로 현화, 그녀다. 너와 처음 만난 그 순간부터 시작해 거리에서 같이 걷는다든가 서로 얼굴을 보지 못하면 새벽 늦게까지 같이 통화했던 그 순간은 아직도 무척이나 심장이 떨려온다.


"스티브-"


내 이름을 불러주는 그 목소리도 좋았고, 내 이름을 불러주면서 행동하는 그 행동 하나하나가 무척이나 사랑스럽고 좋았다. 가끔은 그날 했던 데이트를 떠올리며 계속 들려오는 심장 소리 때문에 밤을 지새운 적도 많았다. 거리를 걷는다든가 같이 공원을 돌아본다든가, 아니면 일을 하면서 조용히 맞잡는 손- 이런 것들 하나하나가 무척이나 소중한 추억이었고 행복이었다.

어휴 눈꼴시려- 라며 장난치는 토니에게 그런 말 하지 말라고 하면 "제인과 나도 가끔 그러는데?"라며 아무렇지 않게 지나가면서 말을 하는 토르를 둘이서 멍하니 바라볼 때도 종종 있지만 괜찮다. 서로 좋아하는 방식은 다르더라도 그녀를 좋아한다는 건 똑같은 결론이니까.


"괜찮나. 이렇게 늦게까지 안 자도."

"괜찮아요. 늦잠자면 돼요."


야경이 보고 싶다며 혼자 보러 올라가는 현화가 무척이나 걱정돼 커다란 담요를 하나 들고 같이 올라갔다. 저 멀리서 희미하게 야경이 보인다. 희미한데 괜찮겠냐는 나의 질문에 "괜찮아요."라며 짧은 대답을 해주었다. 시간이 무척이나 늦어 늦게 잠을 자도 괜찮을지 괜스레 걱정되었지만 역시 현화다운 대답이 돌아왔다.

지금 이 순간에는 여러 가지 잡다하게 생각을 했던 것들이 하나도 떠오르지 않았다. 오로지 현화와 관련된 생각들만 머리를 채워나갔다. 오늘도 그렇게 너를 생각하며 소중한 밤을 같이 지새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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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하나 : 붉은 실

드림 전력 주제 : 붉은 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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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구라가 요즘 이상한 잡지에 빠졌다. 10대 소녀들이라면 당연히 좋아하는 잡지란 걸 알고 있었지만, 너무 터무니없는 이야기들만 적힌 잡지여서 될 수 있으면 보지 않았으면 좋겠다며 가끔 이야기를 했다. 그러다 어느 날 탁자에 놓인 잡지는 미신과 관련된 이야기가 적힌 페이지가 펴져 있었다. 신경이 쓰이기도 했고 눈길도 계속이 주변에 없는 것을 확인하고 잡지를 쥐어 유심히 읽어보았다.


"붉은 실? 운명의 상대는 붉은 실로 이어져 있다고?"


대충 전설과 관련된 이야기가 적혀 있었다. 운명의 상대는 붉은 실로 이어져 있다는 이런저런 이야기가 적혀있었다. 미신인 이야기를 믿는다니 소녀다운 면도 있네- 손에 들려있던 잡지를 다시 탁자 위에 올려두었고 너를 만나기로 한 약속시각이 다가와 몸을 일으켜 해결사를 나섰다.


"붉은 실이라- 이것도 은근 좋은 얘기네-"


걸어가며 곰곰이 생각해본 붉은실 이야기. 터무니없고 미신 같은 이야기일지 몰라도 이걸 믿는 사람이 있다면 그 사람으로서는 기대가 되고 기분 좋아지는 이야기일지도 모르겠다. 약속장소에 다다르자 우산을 활짝 펴고 그늘 앉아있는 네가 보였다.


"어이- 일찍 나왔네-"

"약속시간 맞춰서 나온 거거든?"


어서 가자며 손을 잡는 너였다. 환상 같았지만 순간적으로 붉은실 비스름한 게 새끼손가락에 보인듯했지만 다시 보니 작게 삐져나온 실밥이었다. 하아- 아까 괜히 읽은듯했다. 계속 그 이야기가 신경이 쓰이고 너도 알고 있을지에 대한 궁금증이 생겨 넌지시 알고 있는 이야기냐고 묻자 단번에 알고 있다는 대답이 돌아왔다.


"운명의 상대랑은 이어져 있다는 이야기? 당연히 알고 있지. 은근 로맨스 같은 이야기니까. 뭐 실제로 존재한다면 더욱 좋은 이야기고."


갑자기 그런 건 왜 물어보느냐고 묻자 아무것도 아니라며, 카구라가 요즘 그런 이야기에 빠져있다고 재빠르게 둘러댔다. 아- 너도 믿고 있는 이야기구나. 미신일지라도 조금이나마 존재했으면 좋을지도 모르겠다.


***


벚꽃이 휘날리는 3월이었다. 교정에 핀 벚나무들이 바람에 휘날리고 있었다. 개학하고 며칠 후 전학을 온 터라 서류봉투를 들고 교무실을 찾아 헤매는 연한 분홍머리의 여자아이는 저 끝에 보이는 교무실이라는 푯말을 발견하고 재빠르게 뛰어간다. 문앞에서 휴대폰으로 "중요한 시기인데 전학 가는걸 너 혼자 보내서 미안해서 어떡해."라고 온 문자에 "괜찮아." 라는 짧은 답장을 보내고 가방 안에 휴대폰을 쑤셔 넣고는 교무실 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간다.


"전학생?"

"아.. 네. 오늘 전학 오기로 한 학생입니다."


파마머리- 로 보이고 입에는 사탕 비스름한걸 물고 있는 선생님이 다가오더니 여학생 손에 들린 봉투를 건네받아 내용물을 읽어보고는 자신의 책상으로 보이는 곳에 올려놓는다. 그리고 여학생을 빤히 보며 "내가 담임이야. 그냥 긴파치 선생님이라고 불러주면 돼. 자 가자."라며 먼저 앞장서 교무실을 나섰다. 여학생도 재빠르게 선생님 뒤를 쫓아 나가 일정한 간격을 유지하며 뒤를 쫓아가고 있었다.

그러다 앞장서던 선생님이 복도 중간에서 멈추자 쫓아오던 여학생도 걸음을 멈춰 제자리에 서 있었다. 분명 학생들이 전부 다 등교한 시간이었지만 유난히 조용한 복도에 밖에서 부는 바람 소리만이 채우고 있었다. 무언갈 생각하는듯하더니 뒤를 홱- 하고 돌아 여학생을 빤히 보고는 이내 입을 열어 말을 꺼내는 선생님이었다.


"그런데- 우리 어디서 만난 적 있느냐? 무척 익숙한 얼굴인데-"

"네?"


무척 익숙한 얼굴이야- 라는 혼잣말을 하고 나서 빨리 따라오라며 여학생의 걸음에 맞춰 느릿느릿 걷기 시작했다. 봄 햇살이 비치는 복도에 희미하게 서로의 새끼손가락에 붉은실이 묶여있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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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영 : 너의 행복
드림 전력 주제 : 너의 행복

싸움은 네가 싫어하는 행동이었다. 필요로 하는 싸움은 괜찮지만, 불필요로 하는 싸움은 정말로 하는 것을 네가 싫어했다. 생기지 않아도 되는 상처를 입는 것이 보기 싫다며 쓸데없이 싸움만큼은 하지 말라며 늘 항상 너는 나에게 신신당부를 해왔다. 그리고 난 늘 항상 너의 대답에 알겠다며 긍정적인 의사표시를 해왔다.

음식과 관련한 나의 행복을 말하자고 하면 딸기 우유를 마시는 거라면 너는 오렌지 주스를 마시는 것이 너의 행복이었다. 그리고 무언가를 보는 것에서의 나의 행복은 점프를 읽는 거라면 너는 잡지를 보는 것이 너의 행복이었다. 서로 각기 취향은 달랐고 다른 면에서 서로의 행복을 찾는 것이 달랐지만 둘이 함께 있는 것 만으로도 행복했고 서로 행복해하는 물건이나, 음식을 사다 준다거나 같이 행동하면서 서로의 행복을 채워주었다.

"왜 울어?"

평소에 우는 모습을 전혀 보지 못했다. 하지만 어느 날 네가 펑펑- 계속 우는 모습을 보았다. 눈물을 보이지 않았기에 왜 우느냐고 계속 물어보았다. 한참 후 진정된 너는 요시와라에서 유녀 한 명이 나 때문에 상처를 입었다고 설명을 해주었다. 한 손님이 난동을 부렸고 츠쿠요가 아직 오지 않은 터라 그 상황을 말리다가 실수로 그 유녀가 상처를 입었다는 내용이었다. 계속 괜찮다고 설명했지만, 그 상황에서 정말 미안했고 할 수 있는 행동도 없었다며 어떡하면 좋으냐고 나에게 계속해서 물어보았다. 괜찮아- 계속해서 달랬지만 그 손님의 악행은 자신에게 계속되고 있다고, 무폭력으로 해결하고 싶다며 계속해서 울었다.

괜찮아- 괜찮아 내가 너의 행복을 위해 그자들을 처리해줄게. 불필요한 싸움을 하기 싫은 너에게 너의 행복을 찾아줄게. 그러니까 울지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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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 : 거절하다


거절하다2 : 근거지를 정하여 놓고 도둑질 하다


최근 며칠째 물건들이 사라지고 있다. 처음에는 사소한 작은 물건들이었지만 점차 옷이나, 생활용품, 어떨 때에는 음식들도 사라지고 있었다. 작은 물건들이 사라졌을 때에는 다시 사면 되는 거였고, 어떨 때에는 알아차리지 못할 정도로 작은 물건들이어서 무시하고 그냥 넘겼지만, 점점 훔치는 물건들의 양이 많아져 그 도둑을 잡기로 했다. 신고를 하는 게 가장 정확하고 빠른 길이었지만 증거도 딱히 없었고, 흔적도 깔끔하게 없애고 나가는 터라 증거가 불충분했기 때문에 신고할 엄두를 내지 못하고 있었다.


"도둑이 들었다고요?"


다른 동료에게 얘기를 하면 반응이 시큰둥하거나 문단속을 왜 하지 못하냐며 한소리를 할 것이 뻔했기에 혼자 앉아 쉬고 있는 현화에게 다가가 도둑이 들었다는 이야기를 해주었다. 왜인지는 몰라도 옷이나 장식품, 어떨 때에는 음식도 먹고 가는 게 정말로 이상한 거 같다는 이야기를 해주었다. 증거는 있느냐는 너의 말에 고개를 좌우로 돌리며 없다는 의사표시를 해주자 안타깝다는 표정을 지었다.


"정말 이상하네요. 보통 도둑이 든다면 돈이 되는 물건을 훔치기 마련이잖아요."

"감이 안 잡히고 있어서 직접 잡던가 해야 될 거 같은데 어떻게 생각하나."


나의 질문에 살짝 흠칫하더니 아무렇지 않게 "그거 좋은 생각인 거 같아요."라며 할 일이 생각이 났다며 황급히 그 자리를 떠났다. 그 행동에 살짝 의아했지만 아무렇지 않게 넘기며 자리를 떠나 다시 원래의 자리로 돌아갔다. 내가 잡는다고 해서 바로 잡히지 않을 거 같았고, 좀 더 다른 생각을 듣고 싶어 나타샤에게 물어봤다.


"문단속은 잘 할 줄 알았는데 아니었네요."


역시나 예상한 답변이다. 역시나 괜한 얘기를 한 거 같아 답을 듣지 않고 돌아가려는 찰나 나타샤의 말이 나를 멈칫하게 하여 놨다.


"음식은 잘 모르겠지만 무언가 찾는 거 아닐까요? 무엇을 찾는지는 모르겠고 그걸 왜 훔쳐가는지 모르겠지만 무언가를 찾기 위한 증거품이 될 거 같아 가져가는 거 같고요."


그쪽으로는 생각해 보지 않았다. 알겠다는 대답을 하고 나서 다시 곰곰이 생각을 해 보았다. 음식은 허기가 져서 먹었다고 하더라도 작은 물품- 볼펜이나 무언가를 적어놓았던 메모지에서부터 생각해 임무를 나갈 때 입었던 옷들이나, 다른 곳으로 나간 경우에 사왔던 물건들이 하나둘씩 없어졌던 것이었다. 무엇을 찾는지는 몰라도 그 도둑을 잡지 않으면 무언가를 찾기 위해 계속해 물건을 뒤지고 근거가 되는 물건들을 하나둘씩 가지고 사라질 것이 뻔했다. 처음 생각한 데로 직접 잡는 것이 좋을 거 같아 오늘 밤을 한번 기다려 보기로 했다.

날이 저물고 어두워진 밤. 보통 모두 다 잠든 시간인 새벽 1시였다. 빛이 들지 않는 어두운 공간에 숨어들어오길 기다리고 있었다. 드르륵- 창문이 열리는 소리가 들려오고 검은 실루엣이 들어오더니 서랍을 열어 이리저리 뒤적거리기 시작했다. 장롱 안도 뒤져보고 다른 서랍들도 뒤져보았지만 찾는 것을 발견하지 못했는지 한숨을 푹 쉰다. 방안을 두리번거리더니 탁자 위에 올려진 컴퓨터에 시선이 갔는지 그곳을 응시하는 듯했다. 


기회는 이때뿐이다 싶어 재빠르게 달려가 검은 실루엣을 덮쳐 손목을 꽉 잡았다. 깜짝 놀랐는지 도망 갈려는지 손목을 잡은 손을 뿌리치려고 몸부림을 쳤다. 잡은 손목은 가늘게 느껴졌고 몸부림치는 방법이 평범한 도둑은 아닌듯했다. 그렇게 실랑이가 이어지고 도둑이 발을 걸어 넘어질 때 잘못 넘어져 도둑 위로 넘어지고 말았다. 도둑의 얼굴을 보려고 몸을 일으키자 그것을 알았는지 창문 사이로 달빛이 들어오고 얼굴을 확인한 순간 놀람을 감추지 못했다.


"현화-"


이름을 나지막이 불렀지만, 대답이 없었다. 무엇을 찾고 있었는지는 모르겠지만, 누구의 부탁을 듣고 이렇게 물건을 찾기 위해 매일 밤마다 도둑질을 해왔는지 전혀 모르겠다. 그냥, 그냥 아까 낮의 일이 신경 쓰이긴 했지만 아니길 바랐지만 무척이나 충격적인 일이었다. 멍하니 얼굴을 바라보자 고개를 홱 돌려버리는 현 화다. 계속 믿고 싶었다. 무슨 일이 있었는지 무엇을 부탁받았는지 계속 믿고 싶었다.


"무엇을 부탁받았는지 모르겠지만 왜 도둑질을 하며 내 방안에 있는 물건들을 훔쳐갔나. 원하는 정보가 뭐지?"

팔 : 비 내리는 날


갑자기 커피가 무척 먹고 싶어져 걸어가다가 중간에 카페에 들렸다. 줄을 기다리고 주문을 하고, 커피를 받고 나오자 조금씩 어두워지던 하늘이 점점 더 어두워지더니 결국 굵은 빗줄기가 내리고 있다. 가방을 뒤져 보았지만 가지고 나온 우산이 없어 결국 카페 안으로 다시 들어가 자리를 잡고 앉았다. 지금쯤이면 연락도 받지 않을 것이고 다들 바빠서 마중 나올 사람이 없었다. 그냥 비가 그치기를 기다리는 수밖에 없었다.

휴대전화로 단축번호를 누를까 말까 계속 고민했지만 역시 누르지 않는 게 좋을 거 같았다. 멍하니 계속 창가를 바라보다가 문득 시계를 보니 오후 3시가 훌쩍 넘긴 시간이었다. 점점 더 굵어지는 빗줄기는 그칠 기미가 보이지 않았다. 저녁 즈음 되면 한가로워질 시간이니 그때에도 비가 계속해서 내리면 연락을 하기로 한다.


"비가 그칠 기미가 보이지 않네-"


비가 내릴 때 비 냄새는 좋지만 내리는 날은 정말로 싫었다. 우산을 가지고 오지 않으면 우산을 가져다줄 사람이 없었기 때문이다. 친구들이랑 우산을 쓰고 가는 경우가 대부분이었지만 그칠 때까지 지금처럼 하염없이 기다린 경우가 많았다.

보통 이때쯤이면 스티브에게서 전화가 오는 게 당연하지만 아무래도 오늘따라 무척 바쁜 모양이다. 문자나 전화가 한 통도 없는 걸 보면. 이미 다 마셔버린 커피잔에는 반쯤 녹아버린 얼음만이 남아있었다. 나처럼 갑작스럽게 내리는 비 때문에 발길을 돌려 카페 안으로 들어온 사람들이 하나둘씩 일행이 와 우산을 건네받고 그 자리를 떠났다. 연락이 올 기미가 전혀 보이지 않는 거 같아 그냥 빨리 뛰어가 버스를 타던가 택시를 잡아 타는 게 좋을 거 같아 자리에서 일어나려는 순간


"미안하네 오래 기다렸지."


분명 연락도 하지 않았고 연락도 오지 않았다. 하지만 지금 내 눈앞에 우산을 들고 앉아있는 스티브가 있었다. 어버버- 거리니까 아무렇지 않게 웃어 보인다.


"연락 안 했는데 어떻게 알았어요?"

"여기 자주 오는 곳이니까 분명 비가 오면 여기 가 있을 거라고 생각했지."


당연한걸- 이라며 좋아하는 장소 하나쯤은 알고 있어야지- 손에 들려있는 우산 손잡이를 어울리지 않게 만지작만지작 거리며 말을 하고 있다. 분명 내 기억이 맞는다면 이 시간에도 훈련하고 있어야 하는데 이렇게 여기까지 찾아온 걸 보면 내가 무척이나 걱정되었나 보다. 무척 고마웠다. 스티브에게만 들릴 정도로 "고마워요."라고 말을 하자 들었는지 작은 미소를 지어 보였다.


"그럼 이만 가볼까. 이대로 더 여기 있다간 늦은 시간에 나갈 거 같은데."


의자를 뒤로 끌고는 자리에서 일어서 오른손을 나에게 내밀었다. 아마 손을 잡고 가자는 뜻이겠지- 스티브와 우산 속에서 손을 맞잡고 비가 오는 거리를 그렇게 걸어 돌아갔다.

구 : 망설임

전력 주제 : 망설임


오늘따라 더욱이 네가 보고 싶어진다. 지금쯤이면 일어나서 한가롭게 누워 아무렇지 않게 나를 반겨줄지도 모르지만 가끔은, 아니 하루쯤은 그냥 있는 것도 좋을 거 같아 마음을 굳게 먹고 해야 할 일들로 계획을 세워 해내 보려고 했다. 하지만 그 계획을 한두 개를 끝냈을 때부터 다시 네가 보고 싶어진다. 너에게 당당하게 일주일 중에 하루는 너를 보러 오지 않겠다며 약속으로 당당히 외쳤지만, 그 결심이 지금 무너지려고 한다.

그때도 분명히 "작심삼일일걸?"이라며 나를 비꼬듯 말을 했는데 정말로 작심삼일이었다. 내 할 일을 한다고 하루는 얼굴 안 봐도 괜찮다고 당당히 외쳐댔지만 결국은 계획대로 나머지를 실행하지 못한 채 입구에서 서성이고 있다. 이렇게 찾아가면 분명 반가워할 수도 있겠지만 "내가 뭐랬나. 분명 보러 올 거라고, 작심삼일이라고 말했지?" 라고 특유의 말투와 표정으로 날 약 올릴 것이다. 그냥 약 올림을 당할까- 아니면 가냘파진 자존심을 지키기 위해 집에 있을까- 얼굴 보는 거 하나로 지금 망설이고 있다.


***


일하는 곳에 절대로 찾아오지 말라고 신신당부한 너의 말에 알겠다고, 일이 있을 때만 찾아간다고 걱정하지 말라고 자랑스럽게 말을 했다. 하지만 지금 이곳 입구에서 몇 시간 째 왔다 갔다 하고 있다. 이렇게 들어가 너를 보면 난 분명 좋지만 너는 "왜 또 찾아왔어. 찾아오지 말라고 말 했지?"라며 나에게 한소리를 퍼부을 것이 분명하다. 그리고는 "한 번만 더 찾아오면 가만 안 둘 거야."라고 거기서 내쫓는 모습이 머릿속에서 그려진다.

따라온 카구라가 옆에서 언제까지 여기서 이러고 있을 거냐고, 안봐도 뻔한 거 그만하고 집에 가자고 보채고 있다. 들어갈 거면 남자답게 화끈하게 들어가라면서- 알겠다고 조금만 더 있어보라고 하지만 난 여전히 이 앞에서 망설이고 있다. 그냥 역시 아무렇지 않게 들어가는 게 좋으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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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 : 첫인상


무척 여유로운 오후였다. 카구라는 놀러나가고 신파치도 타에와 일이 있다며 자리를 비운 해결사 안은 무척이나 조용하고 한가로웠다. 나는 누워서 잡지를 보고 있었고 긴토키도 점프를 보고 있었기에 해결사 안은 책장 넘기는 소리만이 울려 퍼졌다. 그러다 잡지에 남녀 커플의 첫인상과 관련된 이야기가 보이기에 긴토키가 나에 대한 첫인상이 무척이나 궁금해졌다. 잡지책을 덮고 탁자를 탁탁쳐 내 쪽을 보게 만들었다.

 

"긴토키는 나에 대한 첫인상은 어땠어?"

"첫인상?"

 

내 질문에 잡지책을 덮고 무언가를 곰곰이 고민하는 듯 하더니 무언가 떠오른 둣 하더니 손바닥을 탁 치면서 말을 했다.

 

"음 재수 없는 여자?"

"그런 거 말고! 좀 정상적인 거 없어?"

"그럼 타카라가 생각하는 내 첫인상은 뭔데?"

 

긴토키의 질문에 곰곰이 생각해 보았다. 처음은 쫒기고 있었고 두 번째는 이사하면서 만났고 별로 특별한건 느끼지 못했지만 역시 그건 공통된 거 같았다.

 

"그냥 바보 같은 느낌도 들었는데 자상하단건 알 수 있더라고."

"바보 같았구나 내가..."

 

처음에는 바보 같은 느낌이 들긴 했다. 그 말에 상처를 받은 건지 주변에 우울하다고 티내는 듯 한 검은 무언가가 보이는 듯 했다. 아니라고 그때나 지금이나 자상해 보이는 건 똑같다는 말을 하자 진짜? 라며 상태를 회복하는 듯 했다. 아아- 뭐지 이 단순한 느낌은- 아직도 나에 대한 첫인상이 무척이나 궁금했다. 내 첫인상에 대한 질문을 다시 던지자 무언가를 다시 깊게 고민하는 듯 했다.

 

"처음에는 여기에 야토도 있나 싶었지? 하지만 그 거리에서 우산을 쓰고 분홍 머리를 흩날리는 너를 보니까 무언가 느낌이 딱 오더라고. 특유의 느낌이. 그 상태로 헤어지고 요시와라를 또 가면 볼 수 있을까 했는데 너는 못 만났는데 나중에 다시 만났을 때 놀라기도 했지만 느낌은 이거였어."

"무슨 느낌?"

"아- 역시!"

 

아 역시가 끝이야? 라는 질문에 "응."이라는 대답이 돌아왔다. 내가 물어본 바보지. 괜히 물어본 듯 했다. 집에 돌아가는 게 좋을 거 같아 우산을 집어 들고 간다는 말을 하며 해결사를 나오자 뒤에서 계속 "뭐야? 실수했나? 이봐-" 라는 말이 들려왔다. 무시를 하며 계속 발걸음을 옮겼다. 다시는 그런 거 물어보나봐라.

 

***

 

멀어져가는 타카라를 붙잡지 못했다. 다시 붙잡아 봤자 화를 낼게 분명했기 때문이다. 조금 있다가 간단한 요깃거리라도 들고가서 사과하는 게 좋을 거 같아 다시 해결사로 돌아갔다. 아까 질문한 첫인상에 대해 곰곰이 생각을 해 보았다. 처음에는 말한 대로 이거리에는 처음 보는 야토였다. 분위기와 거리가 어울리지 않았지만 말투만큼은 이거리에 어울리는 듯 한 느낌이 들었다. 무척이나 강렬했고 묘한 기분이 들었고 그렇게 시간이 흘러 카구라가 이사 온 사람이라며 데리고 들어온 사람을 보았을 때 무척이나 놀랐다. 그래도 그 때 잡았던 손도 무척이나 부드러웠고 분위기도 부드러운 느낌이 들었다.

 

"간단하게 말하자면……. 부드러웠지 첫인상은. 그리고 운명 같은 느낌이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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칠 : 믿고 있어

드림 전력 주제 : 믿고 있어



어렸을 때에는 공식적인 대회나 비공식적인 대회 등에서 나가는 게 아무렇지 않았다. 하지만 사고 이후로 이걸 나가도 내가 과연 제대로 할 수 있을까- 라는 걱정부터 들기 시작해 두려움에 떠는 예도 있었다. 그 두려움 때문에 내가 자신 있어 하는 그 종목을 해내는 것을 꺼리게 되었다. 하지만 요 며칠 전 작고 비공식적인 대회였지만 내가 가장 자신 있는 그 분야의 대회가 열린다는 포스터를 보았다. 신청서를 받는 기간이었고 상금이나 이런 것보다 내가 아직 할 수 있다는 것을 증명할 기회기도 했다. 신청서를 받아왔지만 아직은 이걸 과연 내가 해낼 수 있는지에 대한 불안감이 남아있었다.


"자신 있는 일을 하는데 두려움을 느낀 적이 있었냐고?"

"네. 역시 없겠죠?"


스티브에게 물어보았다. 느꼈을지 느끼지 않았을지는 잘 모르겠지만 다른 사람들보다는 역시 믿음이 가는 사람이기에 물어보는 것이 좋을 거 같았다. 고민하는듯하더니 이내 입을 열고 말을 하는 스티브였다.


"글쎄. 나도 이 일을 과연 계속할 수 있느냐는 불안함이 있었지만 나 자신을 믿어서 이겨냈지. 그냥 자신을 믿는 것이 정답이지."


역시 스티브다운 답이다. 자신을 믿고 해보면 그 두려움을 이겨낼 수 있지만 난 아직 나 자신을 못 믿고 있는듯했다. 아아- 역시 자신을 믿는 게 정답이겠죠? 라는 대답을 하자 무언가 걱정되는 눈빛으로 변했다. 다른 사람들은 다 믿어도 아직 나에 대한, 그걸 해낼 수 있다는 자신감이 없기에 역시 포기하는 게 좋을 거 같다는 결론을 내렸다. "바쁜데 시간 내줘서 고마워요." 라는 말을 남기고 신청서를 버리기 위해 방으로 돌아가려는 찰나 스티브가 내 손을 잡았다.


"무슨 일이 있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난 현화를 믿네. 믿고 있다네."

"... 고마워요."


믿고있다는 그 말 한마디에 어디서 솟구치는지는 모르겠지만, 용기가 생겼다. 고맙다는 말을 하고도 스티브는 머리를 쓰다듬으며 믿고 있으니 용기를 내보면 다 해결될 거야. 라는 말을 해주었다. 불안함을 떨쳐내고 시도를 하면 이기지는 못하더라도 아직은 할 수 있다는 희망이 생길 것만 같았다.


**


"무슨 일이 있는지는 알고 말한 거에요?"


현화가 사라지고 뒤에 있었는지 나타샤가 나타났다. 이미 무슨 일이 있었는지는 알고 있었다. 밖에 나갔다. 들어와서는 손에 들린 종이 한 장을 보았다가 내려놓기를 반복을 하고 있길래 무슨 일인가 싶어 종이를 보았다. 작은 비공식적인 대회였지만 과거에 했던 운동과 관련된 대회 신청서였다. 사고가 난 후부터 운동을 관뒀지만, 지금은 다시 조금씩 하고 있지만 아직은 대회는 생각해 볼 단계라는 말이 떠올랐다. 그래서 불안에 하더라도 응원을 해주는 게 좋을 거 같았다.


"알고 있었지. 그녀라면 할 수 있다는 걸 알고 있으니까. 누군가라도 응원을 해주는 게 좋을 거 같거든. 아직 믿고 있을까, 할 수 있다는 걸 아니까 한 번 해보라는 용기를 주는게 좋을 거 같았어."

칠 : 내 이름을 불러줘

드림 전력 주제 : 내 이름을 불러줘

자살할려던 타카라를 긴토키가 구해주는 AU



뛰어내리려고 강 위에 있는 다리에 맨발로 서 있었다. 바람을 타고 흘러오는 강물의 냄새가 코끝을 찌른다. 더 이상 미련 없어. 뛰어내릴 각오를 하고 강 위로 몸을 던지려는 순간 누군가가 달려오는 소리가 들려오고 내 허리를 잡으며 “안 돼!!”라고 소리쳤고 휘청거리던 나는 앞으로 넘어지지 않고 다행스럽게도 뒤로 넘어져 날 껴안은 그 사람과 같이 넘어져 버렸다. 다행스럽게도 딱딱한 콘크리트에는 머리를 박지 않은 듯 했다. 몸을 일으킨 다음 내 밑에 깔려있던 그 사람을 흔들자, 머리를 박았는지 머리를 움켜쥐며 앉아있었다.

 

“저기 괜찮아요?”

“난 머리가 딱딱해서 괜찮은데 왜 뛰어 내리려는 거냐.”

 

머리를 탈탈 털어내면서 왜 뛰어 내리려는 건데 라는 질문에 네? 라는 대답밖에 할 수 없었다. 아무도 나에게 그런 질문을 하지 않았고, 몇 시간 전부터 여기서 계속 고민하고 있었지만 그 누구도 날 말릴 생각을 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약간 높게 되어있는 콘크리트에 털썩 하고 앉더니 옆에 앉으라는 듯이 빈 옆자리를 손으로 탁탁- 하고 치길래 주춤하다가 그 사람의 옆으로 걸어가 털썩- 하고 앉았다.

 

“왜 뛰어내리려고 했는데?”

“이 세상에 미련이 더 이상 없어서요.”

 

힘들고 지쳐 이야기를 해보려고 해도 그런 건 누구나 다 겪는 거야. 라며 약한 사람 취급을 하곤 했다. 이런 사람들의 행동 때문에 마음에 쌓아두었다가 결국 참지 못하고 내 손으로 끝내기 위해 여기에 왔다가 내 옆에 있는 이 곱슬머리 남자한테 제지를 당한 것이다.

 

“미련이 없다니. 날 봐, 난 백수생활한지 꽤 됐는데 이렇게 잘 살고 있잖아.”

 

이 말을 시작으로 자신에 대해 풀어놓기 시작했다. 과거에는 잘나갔다는 자신의 자랑부터 시작해 지금은 학교를 졸업하고도 백수생활을 이어나가고 있다고 했다. 그리고 사람들의 고민거리를 해결해 주고 싶다고 해결사 비스 무리한걸 했는데 오히려 혼났다- 이런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그럼 그 해결사라는 건 관뒀냐고 물어보자

 

“왜 그만둬야 되는 건데? 뚜렷한 목표는 없어도 지금 하고 싶은 거니까 계속 하고 있지.”

 

라며 내 머리를 쓰다듬어 주었다. 그리고 뛰어올 때 봉지도 같이 들고 왔던 걸까 옆에 있던 검은 봉지를 꺼내어 딸기우유 250ml짜리를 내 손에 쥐어주고는 자리를 털고 일어났다. 그리고는 자신의 주머니를 뒤적뒤적 거리더니 빳빳해 보이는 작은 종이 하나를 꺼내어 같이 쥐어주었다.

 

“그건 내 명함. 나중에 한 번 놀러오라고.”

 

쥐어준 명함에는 ‘해결사’라는 이름과 옆에 ‘사카타 긴토키’라고 적혀있었다. 명함을 보고나서 그 사람- 긴토키의 얼굴을 바라보자 이상한 미소를 지으며, “그럼 나중에 보자고.”라며 걸어가기 시작했다. 왠지 모르게 붙잡아야 될 듯 한 느낌이 들어 다급하게 저기- 라며 불러 세웠다.

 

“무슨 일인데?”

“제 이름- 제 이름은 타카라에요. 호시노 타카라.”

 

멍하니 나를 바라보더니 아까 지어보였던 웃음을 다시 지어보였다. 뭐지?

 

“그래. 그럼 타카라 다음에 꼭 다시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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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 : 커플링

드림 전력 주제 : 커플링


필요한 물건이 있어 장을 보기 위해 잠깐 밖으로 나와 거리를 걸었다. 아아- 폭염이라더니 낮에는 역시 햇빛이 너무 강하다. 이럴 줄 알았으면 저녁쯤 나오는 게 정답이었을까? 우산을 쓰는 걸로도 부족해 일부러 그늘 쪽으로만 걸어 다니다 저 멀리서 긴토키가 보였다. 뭐하는 걸까? 유리창에 얼굴을 바짝 붙여 무언가를 계속 보고 한숨을 쉬고, 보다가 한숨을 쉬고 계속 반복하고 있었다.

 

"뭐하는 거야?"

"으아악!! 뭐야 무슨 일이야."

 

조용히 뒤로 다가가 말을 걸자 깜짝 놀랐는지 뒤로 자빠져 넘어져 버렸다. 무엇을 보고 있었는지 궁금해 계속 보고 있던 쪽으로 시선을 돌리려 하자 급하게 유리창을 가리며 이상한 말투로 웃었다. 무엇을 보고 있던 거야? 라고 묻자

 

"아무것도 아니야. 그나저나- 무슨 일로 이런 땡볕에 나온 거냐?"

"필요한 거 있어서 사러 나왔어."

"그래? 그럼 같이 가자고-"

 

우산 안으로 들어와 어깨에 팔을 턱하고 올리고는 자연스럽게 마트로 발걸음을 옮겼다. 아무리 무엇을 보고 있었냐고 물어보아도 아무것도 아니라는 대답만이 돌아왔다. 결국 마트에 들려 필요한걸 사고 집으로 돌아갈 때 까지도 아무런 대답을 해주지 않았다.

 

"나중에. 나중에 알려줄게."

 

아무리 물어봐도 대답을 해주지 않을 거 같아 그냥 포기하기로 했다. 그 일이 있고난 뒤, 연락을 해보아도 '바빠'라는 답장만 돌아왔다. 평소에 일거리가 없다고 가끔 놀러오던 모습도 보이지 않았다. 카구라한테 물어보아도 일거리는 잘 들어오지 않는데 할 일이 있다고 따라오지 말라면서 나가는 일이 많다는 말을 해주었다. 무엇을 하기에 연락도 피하고, 밖에 돌아다니는 걸까? 의문이 들었다.


그리고 생일 며칠 전, 요시와라에서 일을 끝내고 집으로 돌아가는 길 저 멀리서 긴토키가 보였다. 평소에는 아무렇지 않게 집으로 들어가 기다리고 있는데 오늘은 웬일로 밖에서 기다리고 있었다. 내가 오는 것을 발견한 걸까- 무언가를 고민하는 듯 해보이던 표정이 한순간에 밝아지고 손을 휙휙 흔들어 보이며 나에게로 달려왔다.

 

"무슨 일이야?"

"이거 줄려고 계속 기다리고 있었어."

 

옷 안에서 작은 상자를 꺼내들고 열어 보였다. 그 안에는 은색으로 빛나는 반지 한 개가 들어있었다. 한손으로 그 반지를 꺼내들어 보이더니 상자를 다시 옷 안으로 넣어, 손으로 왼손을 잡더니 약지에 반지를 끼워주었다. 햇빛에 비치는 반지는 무척이나 예쁘게 빛나고 있었다.

 

"이게-"

"전에 보고있던게 이거야. 맞춰주고 싶었거든."

 

자신의 손가락에도 끼워진 반지를 보여주더니 특유의 웃음을 지어 보인다. 생일도 다가오고 커플링 하나 맞춰주지 못해 미안하다며 돈이 부족해 간단한 일거리들을 혼자 해결하고 다녔다고 대답을 해주었다. 아아- 그래서 그동안 연락을 그렇게 피한거구나.

 

"미리 말할게. 생일 축하해."

 

그리고 그 말을 끝으로 입술에 작게 뽀뽀를 해주는 긴토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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