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 수 없는 검색 알고리즘 때문에 들어오신 건지 아니면 오래된 드림 글일지라도 계속 읽어주신 드림러분들이 계실지 모르겠지만 쓰는 게 맞을 거 같아서 간단한 잡담을 적어봅니다.

 

 

안녕하세요 오랜만이에요 :D

한동안 드림은 쉬고 있었습니다. 정확하게는 2D와 2.5D 덕질이 휴덕이라고 설명하는게 맞겠네요. MCU 시리즈 다 봤고 은혼의 경우 드라마 나온 것 까지 다 봤으며 어떤 완결이 났는지 알고 있지만 마음대로 글이 써지지 않아 자연스럽게 쉬게 되었습니다.

해당 합작들은 16년도, 한창 열심히 덕질할 때 참여했던 합작 글들입니다. 다른 블로그에 업로드를 했다가 게시판을 정리하면서 이대로 밀어버리기에는 아깝다고 생각해 잠들어있는 여기를 깨워 급하게 백업을 하게 되었습니다.

리메이크... 는 생각했는데 차마 리메이크할 기력이 없어서 올리기만 하기로 판단해 성급하게 게시글들을 포스팅했습니다.

 

한창 휴덕하면서 다른 드림러분께서 예전에 썼던 은혼 글을 누가 도용해 갔다고 알려주시면서 한창 분주하게 공론화 글 참여도 하고 그랬고... 다행히 사과는 받았습니다. 그래도 장르를 쉬고 있다 해도 알려주셨던 드림러분에게 감사인사도 전했고요

다른 장르로 넘어가 열심히 연성하면서 살고 있습니다... 간헐적으로 우리 캡틴 얼굴 보면 드림 뽕 차오르긴 하는데 앤드 게임 엔딩 때문에 차마 쓰지 못하는 웃픈 상황이지만요 언젠간 다시 적고 싶을 때 노트를 열지도 모릅니다.

여러 드림주들 설정을 짜 놓은 건 제가 좋아하는 요소들을 다 넣었기 때문에 그대로 보내주기는 아까워서 자덕질하고 있습니다. 우리 애들이 얼마나 예쁜데...!!

 

 

아무튼 이 글을 누군가는 읽고 계시겠죠 제 글을 사랑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언젠간 제가 다시 드림러로 돌아설 때 글을 리메이크해보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최애와 예쁜 사랑 하세요

드림 마법소녀 합작 / 징벌소녀AU

https://rdeepest00.wixsite.com/magicalau

 

 

 

 

아름다운 빛을 뽐내며 이 도시를 지켜주는 마법소녀들. 일루미나틱 뷰티, 아이스 블루, 코일 골드, 아쿠아 프러시안, 스위트 이프리트, 마인드 하트등 자신의 능력을 뽐내며 마법소녀들이 이 도시를 지키기 위해 싸우고 있지만 그 중에서 제일 좋아하는 마법소녀는 아마도-

 

"캄파뉼라 플라티나 어제도 정말 예쁘더라."

 

바로 정의의 마법소녀 캄파뉼라 플라티나다. 하늘거리는 머리카락. 붉게 빛나는 눈동자, 정의를 위해 싸우고 심판하는 그 마법소녀는 정말 내 눈에 눈이 부실정도로 반짝이고 있었다. 다른 마법소녀들도 좋아하지만 그 중에서도 캄파뉼라를 좋아하는 건 주변 사람들이 알고 있을 정도로 무척이나 좋아한다. 하지만 유독 한명만이 캄파뉼라를 좋아하는 걸 탐탁지 않아 한다.

 

"너 왜 그런 녀석 좋아하냐?"

"왜 캄파뉼라가 어때서. 뷰티나 다른 아이들도 멋있지만 난 캄파뉼라가 좋은걸? 긴토키, 내가 항상 이야기 꺼내면 표정 안 좋아지더라."

 

여전히 구린 표정을 짓고 있는 긴토키는 "아 마법소녀가 뭐 대수냐? 솔직히 그런 녀석들도 원래는 안 좋은 녀석들일거아냐." 라는 험담을 하기 일쑤였다. 그만 내 우상을 욕해- 라며 투닥거리기 쉽상이였다. 마법소녀 이야기를 꺼내면 항상 싸우지만 그래도 짜증을 내더라도 이렇게 이야기를 들어주는 건 긴토키 뿐이었기에 계속하여 마법소녀 이야기를 나누었던 건지도 모르겠다.

바쁘다며 가봐야 한다는 긴토키를 먼저 보내고 난 후 먹고 싶어 했던 디저트 가게의 케이크를 사들고 돌아가던 길 "괴수가 출연했습니다. 시민 여러분들은 안전한 곳으로 대피해주세요." 괴수의 출현과 동시에 마법소녀가 나타난다는 방송이 울려 퍼지기 시작했다. 저 멀리 보이는 괴수의 모습을 보고 재빠르게 달려 자리를 옮겼지만 번쩍- 하고 저 멀리서 나타난 마법소녀들이 순식간에 괴수를 해치웠다.

 

"우와… 텔레비전 넘어서가 아닌 이렇게 본건 처음이야…"

 

작은 모습 이였지만 괴수를 한 번에 해치운 마법소녀의 모습들은 무척이나 반짝이고, 아름답게 빛나고 있었다. 이곳으로 날아온 마법소녀들은 무슨 이야기를 나누더니 이내 캄파뉼라만 남겨두고 그 자리를 떠났다. 뭐지? 라는 생각도 얼마 가지 못했다. 내가 좋아하는 마법소녀가 내 눈앞에 있다. 정의의 마법소녀 캄파뉼라 플라티나가 내 눈앞에 있었다. 무슨이야기를 나누지, 좋아한다는 말? 아니면 팬이라는 말? 노력하는 모습이 정말 멋있다는 말을 해야 할까 수십 가지 질문들이 꼬리에 꼬리를 물며 이어져 갔지만 변신이 풀리는 장면을 눈앞에서 목격하자 그 질문들은 지우개로 지워버린듯 금방 없어져 버렸다.

 

"하. 저 녀석들 대하기 정말 힘들다니까. 누군 좋아서 마법소녀 하는 줄 아나."

"긴토키?"

"어…?"

 

절망과 실망에 가득찬 내 말과 표정을 보자 긴토키의 얼굴은 당황함으로 넘치다 못해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다는 표정을 짓고 있었고 내 손에 들려있던 케이크는 힘없이 바닥으로 추락했다.

늦은 시간이어서 그런지 카페는 무척이나 한적했다. 말이 없이 서로를 바라보기에 바빴던 우리는 내가 입을 열기도 전에 앞에 놓여있던 음료를 한 번에 다 마시고는 전부다 털어놓기 시작했다. '계시'부터 시작해 자신이 어쩌다 선택을 받았는지, 그리고 왜 이 활동들을 계속 하고 있는지를 하나도 빠짐없이. 나는 그런 긴토키의 이야기를 묵묵히 들어주었다. 정의감이 넘치는 녀석이었기에 그러려니 했지만 역시-

 

"그런데 왜 하필 마법소녀야? 마법소년도 있잖아."

"야 그래도 변신하면 모습은 여자애거든?!"

"조용히 해. 내 망상을 깨트린 주범아."

 

잠깐의 정적이 맴돌더니 이내 서로 웃음이 터져 깔깔 웃기 바빴다. 아까까지만 해도 감돌고 있던 무거웠던 공기는 웃음과 함께 온데간데없어졌다. 캄파뉼라에게 더욱더 끌렸던 이유는 아마 긴토키랑 닮아서 그랬던 걸지도 모르겠다. "열심히 해. 나는 네가 마법소녀 활동하는 걸 응원하고 있으니까." 헤어지기 전 고민 끝에 내린 저 한마디를 듣고 변화 없던 표정이 활짝 펴지면서 "고마워."라는 조용한 한마디를 내뱉었다. 그래 항상 오늘과 같다면 긴토키도 다른 마법소녀들도 활동하는 모든 일들이 탄탄대로일거야- 라고 그렇게 굳게 다짐했고 그렇게 생각하고 있었다.

 

'일루미나틱 뷰티양이 학교에서 목이 졸린 채 발견되었습니다.'

 

그 일이 있기 전까지 말이다.

 

'감시카메라에 잡힌 인물입니다. 또 다른 괴수일까요 아니면-'

 

텔레비전이든 신문이든 뉴스와 같은 모든 매체에 일루미나틱 뷰티의 사망소식으로 시끌벅적했다. 뷰티의 팬들은 추모하거나 누구냐고 언성을 높이거나 여러 가지 모습을 보이고 있었다. 다른 마법소녀들은 아무것도 모른다며 말을 돌려대기에 무척이나 바빴다.

 

"긴토키 너 정말 괜찮아?"

 

제일 걱정되는 네가, 긴토키는 고개를 푹 숙인 체 엎드려있었다. 무슨 말을 해줘야할까 주변에서 서성이다가 결국 자리를 잡고 앉아 삐져나온 한쪽 손을 말없이 잡아주었다. 작은 빈틈사이로 들려오는 작은 목소리 "그럴 일 없어… 설마 그렇다해도… 아니야, 아닐 거야…" 라고 연신 중얼거리고만 있었다. 이거라도  좀 마셔봐, 가져온 이온음료를 앞에 탁- 하고 놓자마자 벌떡 몸을 일으켜 어디론가 달려가기 시작했다.

 

"무슨 일인데 그래."

"직접 가서 확인 해봐야 해. 이게 도대체 무슨 일인지."

 

아름다운 빛이 긴토키의 몸을 감쌌고 그대로 마법소녀로 변신한 녀석은 훌쩍 어디론가 자취를 감추었다. 일반인에 불과한 나는 그냥 그녀석이 무사히 돌아오기만을 기다릴 수밖에 없었다.

뷰티가 죽은 지 얼마 지나지 않아 하나둘씩 마법소녀들은 죽임을 당하기 시작했다. 또 다른 계시를 받아 한층 더 성장해 더 이상 죽지 않을 것만 같았던 마법소녀들은 하나둘씩 '길로틴'에 의해 죽음을 맞이했고 설상가상으로 캄파뉼라-긴토키는 변신만 가능할 뿐 무능력한 마법소녀로 추락하고 말았다. 왜 능력을 쓸 수 없는 거야? 넌 정의의 마법소녀잖아. 계속해서 질문을 던져도 돌아오는 대답은 "모르겠어." 눈물 젖은 대답뿐 이였다.

 

"길로틴때문에 그러는 거야?"

"아마도. 원치 않았던 계시였을지 몰라도 잘 해낼 것만 같았어."

 

매일매일 눈물로 지새우는 긴토키를 어떻게 달래야 할 지 모르겠다. 내가 마법소녀 대리로, 내가 마법소녀가 되어서 이 도시를 그리고 이녀석을 지켜주고 싶다. 나는 정의의 마법소녀니까- 라는 생각을 몇 번이고 되내이고 되내여본다. 하지만 생각은 생각일 뿐 그 어떤 것도 변하지 않는다.

어느 날 길로틴이 죽었다는 뉴스가 떴다. 그리고 현재 남은 마법소녀들은 스위트 이프리트와 캄파뉼라 플라티나였다. 이프리트는 새로운 계시를 받아 다른 모습으로 변화하였지만 다른 마법소녀는, 긴토키는 여전히 무능력한 마법소녀에 불과했다.

 

"타카라 도와줘."

 

늦은 밤 갑자기 나타난 긴토키는 도와 돌라는 말만 되풀이하기 시작했다. 무슨 일인데, 이유를 알아야 도와주지. 아무리 질문해도 긴토키는 내 양 팔을 꽉 잡은 채 도와 돌라는 말만을 되풀이했다.

 

"이 지겨운 상황을 끝낼 수 있는 실마리를 찾았어. 하지만- 하지만 그 실마리를 잡으면 상황이 어떻게 변화할지 몰라서 두려워."

 

울먹거리는 목소리, 떨려오는 손. 나는 마법소녀가 아니지만 지금은 하나밖에 없는 조언자이자 동료나 다름없는 존재였기에 고민 끝에 그 실마리를 잡도록 도와주기로 결정 내렸다.

 

"그 실마리가 모든 일을 해결할 수 있어?"

"응. 해결할 수 있어."

"그럼 가서 실마리를 잡아. 너는 정의의 마법소녀잖아. 정의를 실행하는 거야."

"…그래. 고마워 타카라."

 

꽉 잡고 있던 손을 놓고 천천히 몸을 일으켜 세우고는 어디론가 사라지는 긴토키였다. 나는 그 뒷모습을 보면서 무운을 빌어주는 일 밖에 할 수 없었다.

늦은 밤 나를 갑작스럽게 찾아온 뒤, 실마리를 잡았는지 길로틴도, 이프리트도, 내가 좋아하던 캄파뉼라도 그 어떤 마법소녀도 더 이상 볼 수 없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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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후군 드림 합작 : https://dreamingtogether.wixsite.com/syndrome

 

 

 

스마일 마스크 증후군

: 가면 증후군이라고도 불리며 ‘항상 밝은 모습을 보여야 한다’는 강박에 사로잡혀 화가 나거나 슬플 때도 무조건 웃는 증상을 말한다.

 

 

 

 

평범하게 굴러가던 내 일상생활들이 조금씩 문제가 생기기 시작했다고 깨달은 건 얼마 되지 않았다. 유난히 감정의 기복이 심해진다던가, 우울해진 상황에서 속으로는 눈물을 펑펑 쏟고 있지만 거울을 보면 옅은 미소를 짓고 있는 등 조금씩 나에 대한 문제점이 발견되기 시작했다. 그냥 학생 때 앓았던 우울증이 다시 나타난 걸지도 몰라, 요즘 상황이 많이 힘들었잖아? 라며 나 자신을 스스로 다독이며 현 상황을 모면하기에 급급했다. 언제 한번은 병원에 가서 상담을 받아봐야겠어- 라는 생각으로 미루고 미루다 보니 지금의 상황까지 다다른 걸지도 모르겠다.

 

우는 모습을 보여서는 안 돼. 우울해하는 모습을 보여서는 안 돼. 늘 항상 웃고 있어야 된다는 생각에 사로잡혀서, 그를- 스티브를 걱정시켜서는 안 된다는 생각에, 힘들어하는 모습을 안 된다는 강박과 다름없는 것들에 사로잡혀 있던 걸지도 모르겠다. 걱정하는 말에 "괜찮아요."라며 미소를 지어보이기 일쑤였고, "내 걱정은 하지 말고 스티브 몸부터 챙겨요." 라며 그를 돌려보내곤 했다. 괜찮아. 평소처럼 잘 하고 있어 현화야, 계속 이렇게만 지내면 돼. 라며, 점차 상황을 악화시키고 있었지만 나 스스로가 상황을 인지하지 못하고 있었다.

 

"현화. 밖에 볼일이 있어 나갔다가 좋아하는 빵 사왔는데-"

"죄송해요. 지금은 입맛이 없어서요. 나중에 먹을게요."

"그래? 알겠네. 그럼-"

"따로 빼두면 제가 나중에 먹을게요. 먼저 들어가 볼게요."

 

평소에 그렇게나 좋아하던 음식도 이상하게도 끌리지 않았다. 식욕이 없다 해도 내가 좋아하는 것이라면 조금이라도 입에 넣어 먹었는데 요즘 들어 전혀 입에 대지 않을 정도로 식욕이 감퇴되었다. 먹는 양이 줄어든 건가, 살이 빠질려는건가- 라며 단순한 생각들로 그렇게 단순한 상황들을 조금씩, 조금씩 넘기고 있었다. 왜 먹지 않냐고 질문을 하면 다이어트중이라며 둘러대는 것처럼.

 

"요즘 들어 왜 이렇게 어깨가 뻐근해…?"

 

과해보이는 운동 후에도 찾아오지 않던 근육통도 유난히 심하게 찾아오기 시작했다. 다리의 움직임은 평소에도 많아 잘 느끼지 못했지만 유난히 팔의 사용이 많았던 오늘, 극심한 근육통이 시달리다 못해 베개를 끌어안고 혼자 앓는 괴로운 신음을 내뱉고 만다. 약과 찜질등 몇 가지 방법을 동원한 후 얼추 가라앉자 조금씩 진정이 되었다. 하지만 그런 행동들도 얼마 가지 못했고 점차 온몸의 신경통은 몸을 찢어 버릴 듯한 통증으로 찾아왔다. 운동을 하지 못하는 건 당연한 일이였고 통증이 다음날까지 이어지는 경우에는 하루 종일 누워 지낼 수밖에 없었다.

 

이상 증새를 알고 있었지만 미루던 그 순간을 후회한다. 누군가 몸에서 이상한 기분을 느끼거나 마음대로 움직이지 않는다면 위험신호를 보내고 있는 거라 했는데 난 여태껏 그 신호를 무감각한 내 생각으로 무시하고 있었던 것이다.

 

병원을 찾아가 상담을 받아보기로 결심하게 만든 순간은 갑자기 찾아왔다. 항상 이해해야해, 그는 바쁜 사람이잖아- 라며 나는 괜찮아, 항상 그랬잖아? 라며 외로움 속에 익숙해져가던 그날 이였다. 오랜만에 잡힌 데이트 약속덕분에 옷장 깊숙이 넣어두었던 어여쁜 원피스들을 꺼내 전신거울 앞에서 열심히 코디를 하고 있던 그런 날이었다.

 

"네? 오늘도 안 될 거 같다고요? 오랜만에 잡은 약속이잖아요."

"갑자기 출동명령이 떨어졌네. 행방이 묘연하던 녀석의 위치를 드디어 알아냈거든."

"그래도 갑작스럽게 말하면- 다른 사람들도 많잖아요. 영화도 1시간 후에 시작한단 말이에요."

"정말 미안 하네 현화. 1시간 안에 끝내보도록 해볼게. 약속시간 그대로 영화관 앞에서 만나는 걸로."

 

휴대전화 너머로 스티브를 찾는 목소리가 들려왔고 연신 미안해하는 스티브의 말을 끝으로 통화는 끊겼다. 깊은 한숨이 나온다. 그래도 일단은 말을 믿어봐야지- 라는 작은 믿음으로 힘껏 데이트 복장으로 힘을 주고 영화관으로 찾아갔지만 영화가 시작하고 난 뒤에도 스티브의 모습은 볼 수 없었다.

 

"것 봐. 내가 이럴 줄 알았어. 항상 그랬어. 왜 나만 이래야 해?"

 

집으로 돌아가던 길, 벤치에 털썩 주저앉아 결국 눈물을 펑펑 쏟아냈다. 주변의 시선은 전혀 신경 쓰지 않고 하염없이 눈물을 쏟아냈지만 울고 있는 그 상황 속에서도 계속해 올라가는 입 꼬리를 주체할 수 없었다. "어라 왜이래…?" 떨려오는 손으로 얼굴을 이리저리 만져보고, 손거울로 아무리 확인을 해보아도 울고 있는 표정과 어울리지 않는 미소만이 자리 잡고 있었다.

미루고 미루던 병월을 뒤늦게 찾아가 떨리는 가슴을 부여잡고 의사 선생님 앞에 앉아 그동안 나타난 증세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었다. 흐음- 무언가 심각해 보이는 표정으로 종이를 뚫어지게 쳐다보고는 깊은 침묵 끝에 의사선생님이 입을 열었다.

 

"과거에 우울증을 앓으셨다고요?"

"네. 그래서 저번과 같은 증세인줄 알고 과거에 하던 방법대로 그냥 지내면서 참았어요."

"참았다고요? 병원을 가지 않고요? 환자분 지금 얼마나 위험한지 알고 계세요?"

 

스마일 마스크 증후군, 혹은 가면성 우울증. 같아 보이는 우울증이여도 많이 달랐다. 증상이 비슷했지만 나에게 나타난 우울증의 경우에는 계속해 웃고 있지만 속으로는 우울함을 드러내는 상태였던 것이다. 백짓장이 되어버린 상태로 약국을 나왔다. 손에는 처방받은 약이 들려있었고 머릿속에선 최대한 우울함을 완화시킬 수 있는 방법을 사용하라는 조언들이 지나가고 있었다. 주변인들의 도움도 받으라고 했었지만

 

"받을 수가 있어야지. 바빠서 만나기도 어려운데."

 

가방 안에 대충 약을 넣어두고 집으로 돌아갈려던 순간 가방 깊은 곳에서 진동이 느껴져 근원지를 찾아 손을 뻗어 더듬더듬 찾아 꺼낸 휴대전화의 상태 바에는 메시지 아이콘이 하나 떠있었다. '현화, 만날 수 있나?' 예상한데로 그의 문자였다. 답장을 해도 다시 문자가 오는 데에 시간이 걸릴 거 같아 냉큼 통화버튼을 눌렀다. 몇 번의 수신음이 가더니 "현화?" 그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만날 수 있어요? 저 마침 밖에 나와 있는데."

 

마치 기다렸다는 듯이 약속시간과 장소는 속전속결로 잡혔고 약속장소에 먼저 도착해 기다리다보니 헐레벌떡 뛰어온 그가 내 앞에 앉았다. 어떤 이야기를 먼저 해야 하지? 데이트 약속을 갑작스럽게 취소했던 거, 아니면 오늘 병원에서 들은 이야기? 생각만 해도 가슴이 턱-하고 막혀온다. 해결방법을 나 혼자서 열심히 찾고 있을 때 아메리카노를 깔끔히 다 마신 스티브가 먼저 입을 열었다.

 

"현화. 그땐 정말 미안했네. 어떻게든 빠져나가려 했는데 내가 지휘하던 일이여서 빠져나갈 수 없었네."

"지금 그 말하려고 만나자고 한 거였어요?"

"그래. 오랜만에 만나기로 약속 잡은 거였는데 갑작스럽게 취소해버리고 어제 연락도 안 되고 해서 무슨 일 생겼나 해서-"

 

이리저리 바삐 움직이는 손가락과 어찌할 줄 모르는 시선, "어제는 내가 잘못한 게 맞으니 모든 각오를 하고 왔네." 라며 비장한 표정을 지어보이는 스티브를 보니 나도 모르게 옅은 미소가 지어진다. 이번에는 우울함을 감추기 위해 지어보이는 미소가 아닌 그런 표정이었다. 그래, 이런 사람 앞에서 감춰봤자 서로만 힘들어질 거야.

 

"실은 어제 상태가 안 좋아서 저도 바로 돌아갔어요. 그리고 병원에 가봤는데 아마 다시 '그것'이 나타난 걸 수도 있데요."

"정말… 정말 미안 하네…"

"아니에요. 괜찮아요. 대화하니까 조금씩 풀리는걸요?"

 

안도의 한숨이 터져 나온다. 어딘가 꽉 막혀 있던 것들이 뚫린 것처럼 풀려나간다. 여전히 미안한 표정을 지어보이는 스티브의 손을 살짝 잡고 "제가 말했죠? 저는 괜찮다고요." 걱정하지 말라는 미소를 지어보이자 이제야 조금씩 표정이 풀려나가는 스티브였다.

 

아직은, 아직은- 진실인지 거짓인지 알 수 없는 미소가 조금 더 필요할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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