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weet Dream~꿈처럼 달콤한 디저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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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문하신 케이크와 음료 나왔습니다. 맛있게 드세요."

 

하얀색 접시 위에 올려진 딸기케이크 한 조각, 진한 커피 향이 느껴지는 아이스 아메리카노가 들린 것을 들고 또각또각 따듯한 햇살이 들어오는 구석진 창가 자리로 발걸음을 옮겼다. 카페 벽에 걸린 시계를 보니 약속시각까지 대략 30분 정도 남아있었다. 아직 뜨거운 커피 잔을 들고 작은 한 모금을 마시자 씁쓰름한 커피 향이 입안에 퍼진다. 잔을 내려놓고 포크를 집어 들어 딸기케이크를 작게 한 조각 잘라낸 뒤 입안으로 향하자 달달한 생크림과 딸기 맛이 전체를 감돌고 있었다.

 

"늦게 오면 후회할 텐데-"

 

평소에 먹는 양보다 조금씩, 먹어 해치우는 시간보다 조금씩 늘리면서 느긋하게 창가를 바라보며 한입씩, 한입씩 먹고 있었다. 내 님은 언제 오시려나― 언제까지 기다려야 하나- 늦게 오면 후회할 텐데- 라는 작은 말들을 중얼거리면서 먹어가다 보는 어느새 하얀색 접시 위에는 작게 남은 딸기케이크 조각과 달달한 생크림들의 흔적만이 남아있었다.

 

"오늘도 늦으려나?"

 

약속시각까지 남은 시간은 5분. 남은 케이크 조각을 포크로 찔러 앙- 한입에 다 먹었다. 아메리카노도 어느새 바닥을 보이고 있었고, 5분이 지나자마자 바로 나갈 준비를 하고 있던 그때 허겁지겁 달려오는 긴토키의 모습이 창밖으로 비쳤다. 나도 모르게 작은 미소가 터져 나온다. 그것 봐- 내가 분명 약속 잡기 전에 늦지 말라고 신신당부했는데 오늘 또 늦었네. 금방 들어올 것이 눈에 보였기에 탁자 위에 올려진 접시와 컵을 치운 뒤, 입구로 걸어가자 가쁜 숨을 내쉬며 긴토키가 들어왔다.

 

"헉- 헉- 타카라, 나 많이 늦었냐?"

"아니. 제시간 맞춰왔어. 어떻게 할래. 여기서 숨 좀 돌리고 갈래?"

"아니. 걷다 보면 괜찮아지겠지. 어서 나가자."

 

자연스럽게 끼워지는 팔짱을 끼고 카페를 나섰다. "너 딸기케이크 먹었냐?" "그럼 어떡해. 긴토키가 늦었잖아." "그래. 뭐- 나중에 같이 먹자." 라는 작은 이야기를 주고받으며 그늘진 거리를 같이 오붓하게 걸어갔다. 다음에는 좋아하는 딸기 우유랑 같이 달달한 디저트들도 같이 사 들고 한 번 놀러 가야겠다. 카구라랑 신파치도 좋아하는 걸로.

 

"뭘 그렇게 생각해?"

"아니야. 어서 가자. 늦었다며."

 

긴토키의 팔을 잡아끌었다. 살짝 휘청거리는듯했지만 이내 옅은 미소를 지어 보이며 내 끌림에 같이 발을 맞추어 걸어가는 우리 둘이었다. 나중에 사갈 디저트들을 생각하면서 먹고 싶은 케이크나 파이, 마카롱 같은 게 없느냐고 물어보면서 대화를 이어나가자 처음에는 뭐 그런걸 사오려고 하냐며 거절했지만 계속되는 질문에 포기했는지 먹고 싶어 했던 디저트들을 줄줄이 내뱉는 긴토키였다. 딸기케이크부터 시작해 딸기파이, 딸기마카롱, 딸기빙수 등 죄다 딸기가 들어간 것밖에 없었다.

 

"딸기 못 먹어 죽은 귀신 붙은 것도 아니고 먹고 싶은 거에 죄다 딸기가 들어가 있어?"

"딸기가 들어간 거면 다 좋아. 아니면 네가 사다 주는 다른 것들도 좋고."

 

능글맞게 웃으며 얼굴을 들이밀자 "얼굴 치워." 단호한 말을 내뱉으며 얼굴을 밀어내고 한 발짝 먼저 앞서 걸어가기 시작했다. 화끈거리는 얼굴. 가끔 이유 없이 얼굴을 들이밀며 웃어 보일 때는 정말 견딜 수 없을 정도로 얼굴이 화끈거린다. "같이 가. 길 잃어버리지 말고." 어느새 다가온 긴토키는 다시 팔짱을 끼면서 성큼성큼 걸어 나가기 시작했다. 천천히 가! 라고 외쳐도 멈추지 않던 걸음은 결국 발을 삐끗하면서 내가 넘어지는 바람에 멈추게 되었다.

 

"괜찮아?"

"괜찮으면 다치지도 않았겠지."

 

결국 무릎이 까져 피를 보게 되었다. 그러게 내가 멈추자 했을 때 멈췄으면 좋았잖아. 통증이 가시지 않아 울먹거리는 말투에 사과하는 긴토키였다. 두리번거리다 벤치 하나를 발견하고는 "꽉 잡아."라는 말과 동시에 나를 번쩍- 들어앉고는 벤치로 걸음을 옮겼다.

 

"뭐야. 왜? 나 걸을 수 있어."

"나 때문에 다친 거잖아. 기다려. 금방 올 테니까."

 

금방 온다는 말을 뒤로하고는 어디론가 뛰어가 버린 긴토키였다. 붙잡아 보려 했지만 이미 빠르게 뛰어가 없어져 버린 긴토키였기에 돌아올 때까지 기다리는 방법밖에 없었다. 얼마나 시간이 흘렀을지는 잘 모르겠다. 다친 상처 부위에서는 더는 피가 나지 않았고 작게 남아있던 통증도 가신 지 오래였다. 언제 돌아오는 거야- 멀쩡해진 다리를 앞뒤로 흔들며 멍하니 하늘만 바라보고 있을 때 익숙한 발걸음 소리가 들려온다.

 

"뭐야 어디 다녀왔기에 인제야 돌아오는 거야?"

"약국. 상처는 치료해야 될 거 아니냐."

 

한손에는 상처를 치료하기 위해 산 약품이 들어있는 약국 봉투. 그리고 다른 손에는 손잡이가 있는 작은 컵에 담겨있는 바닐라 맛 아이스크림, 그 위를 장식하고 있는 초콜릿 시럽과 각종 과자류가 올려져 있었다. 그리고 똑같은 상표가 그려진 다른 컵에는 초콜릿 시럽이 아닌 딸기 시럽이 뿌려져 있고 똑같은 과자 토핑이 되어있는 아이스크림이 담겨있었다. 우와- 상처는 뒷전이 되어버린 지 오래였다. 감탄사가 절로 터져 나오는 영상이었다. 요 주변에서 그렇게나 인기라고, 먹어보고 싶다고 노래를 부르던 아이스크림이었다.

 

"그러니까- 미안하기도 하고. 요 며칠 전부터 광고할 때마다 먹어보고 싶다고 계속 노래 불렀잖아. 약 사러 갔을 때 팔고 있기에 사왔지."

 

시선을 피하며 머리를 긁적이는 긴토키였다. 분명 직접 가서 사온 거다. 가게 근처에 약국이 있어서 약국을 우연히 들린 거고 분명 아이스크림 가게로 먼저 간 게 분명하다- 직감이 외치고 있었다. 어떻게는 사과를 하고 싶어서 다녀왔을 모습에 작은 미소가 새어나온다.

 

"고마워. 먹고 싶었던 건데 잘 먹을게."

"그래. 꽤 인기 있더라고? 이 긴상이 줄 서서 사온 거니까 맛있게 먹고 화 풀어라."

"네네- 내 취향 잘 알고 있네? 과자나, 시럽이나."

"당연하지 누구 여자 친구인데 취향 하나쯤은 잘 알고 있어야 하잖아?"

 

오랜만에 기특한 소리 하네- 자연스럽게 뻗어 간 손은 긴토키의 머리를 쓰다듬고 있었다. 오랜만은 무슨- 이라는 말이 튀어나오는 듯 하더니 이내 자연스럽게 미소를 지으며 나를 바라보고 있었다. "어서 먹어. 아이스크림 녹겠다." 아이스크림이 담긴 컵과 한 세트인 것처럼 구름장식이 되어있는 숟가락을 집어 들어 아이스크림을 커다랗게 한 숟가락을 뜬 뒤 앙- 한입 먹어보았다. 시원한 맛이 처음에 퍼지면서 이내 달달한 초콜릿 시럽 향이 퍼져 나오기 시작했다. 와작, 와작. 씹히는 과자의 맛도 제일 좋아하는 과자이다.

 

"맛있어!"

"그렇지? 좋아할 줄 알았어."

 

맛있다는 한마디에 방긋 웃어 보이고는 뒤늦게 아이스크림을 먹기 시작하는 긴토키였다. 먹고 싶어 했던 아이스크림의 맛은 기다리면서 혼자 먹었던 딸기케이크의 달곰함보다, 더욱더 배가되어 달콤하게 느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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