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림 웨딩합작 : http://aoima54.wixsite.com/weddingcollabo

 

 

 

 

두꺼운 사진첩을 넘기면서 보이는 사진들은 각기 다른 신랑 신부들이 서로에게 어울리는 웨딩드레스와 턱시도를 입고 행복한 미소를 지어 보이는 사진들이 가득했다. 결혼식 복장을 고르라면서 건네받은 이 사진첩을 보는 둥 마는 둥하다가 무심하게 덮어버리고 건너편에 앉아 어찌할 줄 모르는 스티브를 포함한 어벤져스 멤버들은 노려보았다.

 

"그래서 지금 그 사람들을 잡기 위해 가짜 결혼식 극을 펼치자는 얘기에요?"

"응. 신랑이랑 신부가 그나마 우리 둘이랑 비슷하다고..."

"처음이자 마지막이나 다름없는 결혼식을 가짜 결혼식으로 하자고요?"

 

처음에는 웨딩드레스 같이 구경하러 가자는 말에 혹해 같이 간 곳은 옷을 구경할 수 있는 그런 곳이 아닌 어벤져스타워였다. 아- 여기 왔었을 때 이상하다는 걸 알아차렸어야 했는데. 일단 자리에 앉았지만 "진짜로 말하려고?" "그러다가 스티브 당신만 큰일 나."라는 말을 어렴풋이 들었을 때 바로 거절했어야 했다고 지금 이 상황에서도 몇 번이고 되새긴다. 신랑, 신부가 상당히 재력과 권력이 있는 자들의 아들과 딸이라고 결혼식 날 위협이 있을 거 같다며 우리 쪽과 이야기가 오갔다는데 정작 그 신부역을 맡은 나는 지금에서야 이야기를 전해 들었다.

 

"미안하니까 웨딩드레스는 제가 고르라는 거에요? 이왕 맡길 거면 웨딩드레스도 자기들이 고르고 넘겨주지."

"현화 그러니까 일단 진정하고."

"몰라요. 저는 안 할 거니까 그렇게 알고 있어요. 이만 가볼게요."

 

자리를 박차고 일어나려던 순간 스티브의 손이 내 앞에서 멈췄다. '뭐에요.'라는 표정으로 바라보자 천천히 손을 거둬가는 스티브였다. 나타샤가 깊은 한숨을 내쉬더니 같이 대화-라고 하기에는 구경하러 온 사람들 같았지만-하러 왔던 토니에게 "둘이 이야기하게 비켜줘요." 라는 말과 함께 잘 해결해보라는 눈빛으로 한번 바라보더니 방을 나섰다. 서로 어찌할 줄 몰라 시선만이 오가자 일단 어떻게든 풀어보기 위해 자리에 다시 앉아 스티브도 천천히 다시 자리에 앉기 시작했다.

웨딩드레스- 행복한 결혼식은 몇번 꿈꿔보긴 했다. 서로 같이 결혼식장을 고르고, 웨딩드레스와 턱시도를 서로 입어보며 어울리는걸 고르기 위해 상상하고, 예식장에서 모두의 축복을 받으며 입장하는 그런 모습을 몇번 그려보긴 했고 언젠간 이루어질 거라는걸 알고는 있었다. 하지만 이런 식으로 그려질 거라는걸 전혀 몰랐지.

 

"나도 이 일을 부탁받았을 때 어떻게 해결해야 할지 몰랐어. 그래도 이런 식으로라도 한번 해보면 우리 둘이 진짜 결혼식을 위한 준비를 할 때 확실하게 준비할 수 있지 않을까 하고-"

"그래서 그걸..."

"일단 현화와 상의 없이 수락한 건 미안해. 먼저 말했어야 했는데."

 

미안해. 여전히 시선을 맞추지 않고 있었지만, 진심에서 우러나오는 말이었다. 아직도 이 일을 나와 상의를 거치지 않고 수락했다는 점에서는 아직도 화가 나 있었다. 하지만 직접적인 의견의 요구와 선택을 해야만 했던 스티브의 처지에서 생각해본다면, 그 선택을 해야만 했던 사람이 나였다면 어쩌면 나도 같은 선택을 했을지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 그래도 상대방과 의견을 먼저 맞췄을지도 모르겠다.

덮어두었던 사진첩을 다시 열어 천천히, 꼼꼼히 사진 하나하나를 살펴보기 시작했다. "현화?" 라는 스티브의 말에 한 번 시선을 맞추었다. "웨딩드레스 고르라면서요. 이왕 고르는 거 예쁜 걸로 골라야죠." 이 말에 표정이 펴지면서 입꼬리가 조금씩 움직이기 시작했다.

 

"예식장이나 날짜는 그쪽에서 정해주는 거에요?"

"응. 일단 우리가 처리하지만, 그쪽에도 정보를 흘려야 하는 입장이니 그쪽에서 잡는다 하더군."

"흐음-"

 

사진에서 보이는 신랑과 신부의 미소는 다시 보아도 행복해 보였다. 다시 사진첩을 넘기는 속도가 점점 더 느려지고 점점 기분이 모호하게 변해가는 듯한 기분이었다. 천천히 넘기는 손 위로 커다란 손이 겹쳐 올라왔다. 그 손의 주인이 누구인지 알았기에 스티브와 시선을 마주했다.

 

"진짜 우리 둘의 결혼식 때, 그때는 우리 둘이서 결정하자. 그 누구의 간섭도 없이."

"그거 직접 들으면 부끄러운 거 알죠?"

 

장난스럽게 건넨 말에 당황하자 "장난이었어요."라며 넌지시 웃으며 말을 건넸다. 이번 일은 임무 때문에 원치 않은 웨딩드레스를 입고 가짜 결혼식을 하게 되었지만 가까울지 멀지 모르는 미래에 이루어질 결혼식을 다시 그려본다.

 


 

 

"캡틴 솔직히 그때 현화한테 맞지 않을까 걱정했죠."

"스티브가 그 일은 잘못하긴 했어."

"조용히 하게."

 

턱시도가 갑갑하게 느껴졌다. 잔잔하게 느껴오는 바람과 햇빛이 오늘 같은 날에 더더욱이나 잘 어울렸다. 옆에서 놀리는 듯이 말하는 베너와 토니에게 무슨 말을 내뱉으려 했지만, 준비를 마무리한다며 황급히 사라져버렸다. 현화의 모습을 확인하고 싶었지만 식장 안에서 확인하라며, 결혼식 전까진 신부의 얼굴을 확인하라며 신신당부했기에 대기실 안에서 안절부절못하고 있을 수밖에 없었다.

주례를 맡은 토니의 말이 울려 퍼지고 식장 안으로 입장했다. 초대된 사람들의 축복과 환호 속에 당당하게 입장했다. 아직도 놀리는 재미에 빠져있는지 다음 순서를 말하는 것을 뜸을 들이는 토니를 한번 노려보자 그의 특유의 웃음소리가 들려오더니 "그럼 이제 기다리던 순서가 있겠습니다." 라는 말이 연이어 들려왔다. 누구의 에스코트를 받을까- 고민했었지만, 그녀의 옆에는 소중한 그녀의 친구가 옆에서 도움을 주고 있었다. 순백의 웨딩드레스를 입고 면사포로 얼굴을 가린 그녀였지만 면사포 뒤로 희미하게 보이는 그녀의 얼굴에는 활짝 미소가 퍼져있었다. 가까이 다가온 그녀를 바라보니 더욱더 가슴을 뛰게 하였다.

 

"현화 정말 고마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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