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 스포일러 주의

드림포케합작 : http://sumsome1.wix.com/dream-poke

 

 

 

 

풀들이 무성하게 자리 잡은 이곳. 평범한 길이 없었기에 조심해서 풀숲을 헤쳐나가면서 걸어갔다. 최대한 포켓몬을 만나지 않기 위해 발걸음을 느리게 해서 걸어갔지만, 앞에서 오던 무언가와 부딪혀 넘어지고 말았다. 포켓몬인가? 상황을 직면하기 싫어 두 눈을 질끈 감아버렸지만, 포켓몬의 울음소리가 아닌 "괜찮아요?"라고 물어오는 트레이너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감았던 두 눈을 떠 앞을 바라보니 걱정스러운 눈빛으로 손을 내밀어 오는 금발의 트레이너가 있었다.


"아- 감사합니다."
"아닐세. 내가 앞을 제대로 보지 못했으니까. 마을에 가는 길인가?"
"네. 저 앞에 있는 해안시티에 갈려고요."
"그럼 같이 가도록 하지. 그곳에 가다가 길을 잃어버려서 말이지."


내미는 손을 잡고 일어서서 트레이너와 이야기를 나누었다. 시선을 피하면서 말끝을 흐리는 게 무언가 이상한 거 같았지만 그래도 혼자 이 풀숲을 헤쳐나가는 것보다 같이 가는 게 나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같이 해안도시로 향했다. 이름을 물어보니 '스티브'라고 알려주었다. 어디선가 들어본 이름이었지만 "내 이름이 많이 흔하다네."라는 말로 질문에 대한 대답을 회피했다.


"그나저나 그쪽의 이름은-"
"현화라고 해요."


내 이름을 작게 중얼거리면서 뒤에 어떤 말을 한거 같지만, 너무 작은 소리였기에 듣지 못했다. 서로의 사이에 작은 대화가 몇 번 더 주고받다 보니 어느새 해안시티에 도착했고 고맙다는 인사를 하고 나서 갈 길을 갈려는 찰나 스티브가 내 손을 잡았다. 깜짝 놀라 뒤를 돌아보자 황급히 손을 떼면서 미안하다는 사과를 해오는 스티브였다.


"미안하네. 나중에- 시간이 된다면 또 만날 수 있을까 해서."
"서로의 시간이 맞는다면 만날 수 있을 거에요."
"그래. 체육관 우승에 대한 무운을 빌지."


짧은 인사를 하고는 어디론가 가버리는 스티브였다. 저기- 라고 부르면서 붙잡으려 했지만 잡기도 전에 이미 다른 곳으로 향했기에 허공에서 방황하는 손을 천천히 내렸다. 저 사람은 도대체 누구일까- 라는 의문이 머릿속에 사로잡혔다. 그나저나 내가 체육관을 돌아다니고 있다고 말을 했던가-?


폭우가 멈출 생각을 하지 않는다. 바람이 세게 부는 탓에 혼자서는 중심을 잡지 못해 주변에 있는 물건을 꽉 잡아야만 했다. 시선도 제대로 두기 힘든 이 날씨. 당장 어떻게든지 멈춰야만 한다. 한걸음, 한걸음 바람에 맞서 천천히 옮겼지만 바람을 이기지 못하고 넘어질 뻔한 그 순간 뒤에서 누군가 붙잡아 준 덕에 간신히 몸을 지탱할 수 있었다.


"감사합니다... 스티브?"
"괜찮나 현화."


나를 붙잡아 준 사람은 다름 아닌 스티브였다. 이 사람이 어떻게 여기에 있는 걸까. 당신이 여기에 어떻게 있느냐는 질문을 하려던 찰나 앞에 모여있는 사람들의 외침에 질문할 틈이 없었다. 시선을 앞으로 옮겨 소리에 최대한 집중했다.


"가이오가를 멈춰야 해요."
"가이오가를 멈추려면 주홍 구슬이 필요해. 하지만 여기에 없다는 게 문제인데-"


주홍구슬? 어디선가 들어본 듯한 이름이었다. 누군가한테 받았던 기억이 어렴풋이 나 가방 안을 뒤져보자 주홍빛으로 빛나고 있는 구슬이 있었다. 가방 안에서 꺼내 들자 사람들의 시선이 나에게로 집중되었다. "어떻게 저게 저기에 있는 거지?"라는 여러 의문 섞인 말들이 계속해서 들려왔고 누군가 나를 내려다보고 있다는 듯한 기분이 들어 고개를 올려다보자 스티브가 내 손에 들린 주홍 구슬을 바라보고 있었다.


"현화에게 이게 있을 줄 전혀 몰랐는데."
"어쩔 수 없어. 이게 남은 방법이야. 현화, 가이오가를 부탁할게."
"이 슈트를 입으면 가이오가가 있는 곳까지 갈 수 있을 거야."


앞에서 외치던 사람들이 내 손에 슈트를 건네주면서 부탁한다는 말을 하기 시작했다. 스티브가 걱정스럽다는 눈빛으로 바라보고 있었지만 나는 "괜찮아요."라며 아무렇지 않다는 듯이 인사를 하고 사당 안으로 들어갔다.
사당 안은 깊고 어두웠으며 안으로 들어가면 들어갈수록 진동이 커져만 갔다. 사당의 끝에 다다르자 커다란 동굴이 나왔고 물이 잠겨있는 곳에서 가이오가가 나를 빤히 바라보고 있었다.


"등에... 타라는 거야?"


작은 목소리로 질문을 던지자 마치 그렇다는 듯한 눈빛을 보내오는 가이오가였다. 건네받은 슈트를 갈아입고 등에 올라타려는 순간 귀에서 지지 직- 하는 소리가 들려왔고 걱정스러운 목소리가 들려왔다.


"이런 일을 부탁해서 미안하네. 깊게 들어가면 더는 무전도 안될 거고. 그러니- 무사히 나왔으면 해, 현화."
"걱정 말아요. 스티브. 무사히 다녀올게요."


이름을 듣지 않아도 알 수 있었기에 다시 한 번 괜찮다는 말을 하고 가이오가의 등에 올라탔고, 내가 올라타자마자 가이오가는 물속 깊은 곳으로 헤엄쳐 들어갔다.
물속에서 나와 슈트를 벗고 주위를 둘러보았다. 형형색색의 수정이 커다랗게 박혀 빛을 발하고 있었고 가이오가는 아까와는 다른 눈빛으로 나를 바라보고 있었다. 포켓몬이 볼 밖으로 나오자 마치 기다렸다는 듯이 원시회귀를 했고 동굴 안에는 폭풍우가 몰아쳤다. 이길 수 있느냐는 의문이 들었지만, 무사히 나와 돌라는 스티브의 말이 떠올라 전력을 다해 가이오가와의 베틀에 임했고 이내 가이오가는 내 손에 아까와는 다른 모습으로 얌전하게 들어왔다.


"현화!"


밖으로 나오자 아까의 먹구름은 온데간데없고 맑은 하늘만이 자리 잡고 있었다. 사람들은 성공했어- 라며 서로 껴안으며 기뻐하고 있었고 막 밖으로 나온 나를 발견한 스티브는 나에게로 달려와 수고했다며 내 이름을 부르며 나를 꽉- 껴안았다.


"그것 봐요. 제가 괜찮을 거라고 했죠?"
"걱정했어. 혹시 어떻게 되나 싶어서."


나를 내려놓고 어디 다친 곳이 없는지 둘러보고는 안심이 되었는지 내 손을 꽉 잡아오는 스티브였다. 두근- 아까와는 다른 두근거림이 느껴진다. 아까 하지 못한 질문을 하려던 찰나 주변의 사람들이 나를 발견했고 자연스럽게 스티브와 나는 떨어져 버리고 말았다.


"고생했어."
"감사합니다."


주변사람들의 말에 대답하면서 스티브를 찾았지만, 스티브는 전과 똑같이 어디론가 멀어져갔고 이번에도 나는 그를 붙잡지 못했다.


시간이 흘러 스티브와의 만남이 머리 안에서 추억으로 잡아갈 무렵 모든 체육관에서 우승하고 포켓몬 리그에 드디어 도착했다. 수많은 트레이너와의 배틀, 체육관 관장들에게서 들은 여러 조언이 머릿속에 떠오른다. 


"어서 오세요, 현화 님. 포켓몬 회복을 도와드릴까요?"
"네. 부탁해요."


회복된 포켓몬을 받아들고 포켓몬 리그 안으로 들어갔다. 문을 가로막고 있는 사람들에게 체육관 우승의 증거인 배지들을 보여주자 옆으로 비켰으면서 문이 저절로 열렸다. 문 건너편에는 어둡고 깜깜해 앞에 뭐가 있는지 전혀 보이지 않았다. 하지만 여기서 물러서면 안된다는 생각에 안으로 발걸음을 옮겼고 어두웠던 실내는 불빛이 들어왔다. 역시 최종목표인 곳 덥게 안에는 화려하고 각 관문을 지키는 사람들의 특성을 잘 나타내고 있었다.


"뭐야. 새로운 트레이너?"
"현화라고 합니다. 그럼 승부를 부탁합니다."
"현화? 아- 그 녀석이 말한 아이가 너구나? 그럼 승부를 시작하자고."


처음 상대는 '토니 스타크'였다. 마지막 말이 무척이나 신경 쓰였지만 의심은 뒤로한 체 베틀에만 열중했다. 길면서도 짧은 베틀이 끝나고 다음으로 넘어가려던 찰나 "우리 챔피언님이 꽤 오랫동안 기다리셨다고."라는 말을 하면서 다음 관문으로 나를 밀어 넣듯이 넘겨버렸고, 그곳의 문은 굳게 닫혔다. 순간 당황했지만 바깥으로 나가는 방법은 베틀에서 지거나, 이기거나 였기에 상처 입은 포켓몬을 치료하고 바로 다음 장소로 발걸음을 옮겼다.
하나, 둘, 셋. 남은 사천왕 들을 처치하고 드디어 챔피언의 방으로만 가는 길만이 남았다. 오는 내내 처음 토니 스타크에게 들은 비슷한 말을 여러 번 들었다. "아. 너가 걔구나?" 라던가 "왜 그렇게 찾았는지 알 거 같네."라는등의 말들을 들었다. 왜 그런 말을 하냐는 질문을 던지면 한결같이 "끝까지 가 봐. 그럼 해답을 얻을 수 있을 거야."라는 대답만이 돌아왔다.


"이제 마지막이야."


심호흡을 하고 빛이 새어나오는 챔피언 방의 문을 열고 들어갔다. 그곳은 무척이나 깔끔하게 정리가 되어있고 할머니에게 이야기로만 들었던 물건들이 곳곳에 놓여 있었다. 챔피언은 나이가 많은 옛날 사람인가? 라는 생각이 들 무렵 익숙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드디어 여기까지 왔네."


소리가 들리는 쪽으로 고개를 돌리니 그때 만났던, 빠르게 사라져 잡지 못했던 그 사람이 그곳에 서 있었다.


"스티브...?"
"맞아, 현화. 기다리고 있었어."
"당신이 챔피언이었군요."


대답대신 상냥한 미소를 지어 보이는 스티브의 뒤로 최종전이라는 것을 알리는 듯이 그의 포켓몬들이 나타났다. 괴물 볼을 꽉 쥔 손에 긴장이라도 한 듯 땀이 차기 시작한다. 눈을 감은 뒤 심호흡을 크게 내쉬어 보였다.


"그럼 마지막 베틀을 시작하죠. 스티브. 아니- 챔피언."
"나도 바라던 바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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