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팔 : 봄꽃보다 아름다운

당신의 수호천사 103회 주제 : 봄꽃보다 아름다운

*오그라듬 주의*



해결사 창문만 열어도 꽃냄새가 몰려든다. 벌써 꽃피는 계절이 되었구나- 싶어진다. 읽던 점프를 내려놓고 멍하니 천장만을 응시하며 휴식을 취하고 있던 그때 익숙한 얼굴이 머리 위로 나타난다. 화들짝 놀라 급하게 몸을 일으키다 그만 서로 이마가 부딪힐 뻔했다. 아슬아슬한 타이밍으로 피했는지 "놀랐잖아-!"라고 소리치는 그녀였다.


"타카라 너야말로 갑자기 얼굴 내밀지 말라고."

"그럼 어떻게 해. 츠쿠요가 저 골칫덩어리 빨리 치우라고 하잖아."


그런 말까진 아니었어- 라는 듯한 눈빛을 보내는 츠쿠요를 한번 바라보고 나서 여기 있다간 언제 불똥이 튈지 모르기에 읽던 점프를 정리하고 옷깃을 대충 정리했다. 그곳을 나오려고 할 때 붉은 우산이 내 눈에 들어왔다. 우산 밑에 있는 그녀는 나와 팔짱을 끼고 "자- 가자-"라며 나를 이끌었다. 당황한 나머지 넘어질 뻔했지만 그녀가 지탱해준 덕에 넘어지지 않고 중심을 바로 잡을 수 있었다.


"어이. 어디 가는 거냐? 일은?"

"츠쿠요가 오늘 같은 날은 일찍 가도 된다 했어. 그럼 가볼게요-"


저 멀리 손을 흔들면서 배웅해주는 요시와라 사람들에게 인사를 한 번 하고는 빠르게 나를 끌어당기는 그녀였다. 어디로 간다는 대답도 듣지 못한 체 끌려온 곳은 벚꽃이 활짝 피어있는 한 공터였다. 보통 이런 곳이라면 꽃놀이를 즐기겠다며 찾아오는 사람들이 득실댈 거 같지만, 이상하게도 이곳만큼은 사람이라곤 우리 둘뿐이었다. 어딘지 알 수 없는 이곳을 둘러보고 있을 즘, 그녀는 팔짱을 풀고 마치 놀러 와서 신난아이처럼 이곳을 뛰어다니기 시작했다.


"이곳은-"

"저번에 한번 왔었어. 둘이 즐기기 딱 좋을 거 같지."


활짝 웃어 보이면서 벚꽃을 구경하기 시작하는 그녀였다. "봐봐- 벚꽃이 정말 예뻐-"라며 기쁨과 흥겨움을 주체하지 못하고 이리저리 둘러보면서 하나하나 가리키면서 말을 하는 그녀였다. 멍하니 그녀를 바라보고 있을 때 갑자기 바람이 벚나무 사이사이를 지나가면서 꽃잎을 흩날렸고 순간적이었지만 나무 앞에 서서 멍하니 바라보고 있는 너와 흩날리는 꽃잎이 서로 어여쁘게 조화를 이루고 있어 하나의 그림을 본 기분이었다.


"왜 그렇게 멍하니 있어?"


그녀의 말에 얼추 정신을 가다 잡고 있는 곳으로 걸어갔다. 벚나무의 작은 가지 하나를 꺾어 내 손에 쥐여주면서 "이거 봐. 정말 예쁘지?"라는 그녀의 말에 그녀의 손을 잡고 무의식적이면서도 진실한 마음이 조금 담긴 그런 말을 내뱉었다.


"이런 벚꽃보다 네가 더 아름다워."


순간 우리둘 사이에는 정적이 찾아왔고 나 자신이 무슨 말을 한 것인지 파악이 되자 손을 놓고 "아- 아니- 머리카락색도 꽃 색이랑 어우러지잖아-"라며 횡설수설하자 작은 미소를 보이는 그녀였다. 다시 아무렇지 않은 듯 내 손을 잡아끌면서 "조금 더 걸어가면 꽃밭이 있었어. 그거 보러 가자."라며 길을 걷기 시작하는 그녀였다.

아마 내가 한 말을 농담으로 받아들였을지 몰라도 내 눈에는 그 어떤 봄꽃보다 그녀가 무척이나 아름다워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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