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칠 : 골목길

글 드림전력 주제 : 골목길



여러 사람을 만나며 인사를 나누면서 밝은 길을 따라 걷다 보면 한 부분, 어두운 그곳으로 빠지는 길이 보인다. 원래 가던 길 대신 그 어두운 길로 방향을 틀어 들어가면 칼을 들고 위협을 하는 양이지사들이나 질 나쁜 녀석들, 아니면 갈길 잃은 고양이들을 만나기도 하지만 가끔은


"어? 긴토키. 어떻게 알고 왔어?"


우산을 잃어버려 빛을 피해 숨어있는 야토를 종종 만날 수 있다.

손에 들고 있던 빨간 우산을 건네주자 "고마워-"라며 받아들고는 미소를 활짝 지어 보이는 너였다. 어디 있었느냐는 질문에 늘 항상 잃어버리는 그곳, 공원이라는 말을 덧붙여주었다. 아하- 라는 짧은 말이 튀어나온 걸 보니 또 잊어버리고 그네를 탄 모양인듯하다.


"왜 늘 항 잃어버리고 다니는 건데. 또 공원에서 마다오가 발견하고 전화해 줬다."

"몰라. 아무 생각 없이 놀다 보면 종종 잊어버리더라고."


우산과  땔 수 없는 관계이면서 왜 이렇게 자주 잊어버리는 것인지 도통 이해를 할 수 없다. 뭐- 그래도 이렇게 찾아낼 수 있는, 아니면 피해있는 곳이 거기서 거기라서 그런 걸려나.

어두컴컴했던 골목길에 햇빛이 조금씩 들어오는 듯하자 표정을 살짝 찡그리고는 우산을 피려고 높게 뻗었지만 이내 좁은 공간 때문에 우산은 얼마 펴지지도 못하고 어정쩡한 모습이 되어버렸다. 아아- 라는 짧은 탄식이 들려왔고 우산을 다시 접어 손에 쥐고는 하아- 라는 짧은 한숨이 들려왔다.


"왜 빛 때문에? 얼마 안 들어 오잖아."

"이렇게 들어오면 깊게 들어가거나 나가야 하거든. 아- 이곳에서 햇빛 피하기도 끝. 나가자 긴토키."


골목을 벗어나려는 너의 손목을 잡자 왜, 무슨 일인데?라는듯한 표정을 지어 보이길래 재빨리 손목을 놓고 아무것도 아니라는 뜻으로 고개를 저어 보이자 "그래"라며 이곳을 벗어나는 듯 하더니 다시 이곳으로 돌아와 얼굴을 바라보며 마주 보며 서 있는 너였다.


"왜 그래? 어서 가자고."


얼굴을 바라보자 심박동이 빨라지고 얼굴이 달아오르는 듯한 기분이 들었다. 정말 골목의 어둠이 얼굴을 가려주고 있어서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뜨거움이 느껴졌다. 잠깐 말이 없더니 "고마워."라며 입술에 짧은 온기를 주고는 우산을 활짝 펴 골목을 벗어나는 너였다. 조금씩 이곳에서 멀어지는 너였지만 아직 향기, 온기가 이곳에 남아 주위를 맴돌고 있는듯한 기분이 들었다.


"뭐. 골목도 나쁘지 않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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