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삼 : 꽃 피는 봄이 오면

샹그릴라 : 꽃 피는 봄이 오면



이렇게 추운 날씨에 코타츠 안에 들어가서 빈둥거리면서 지내는 것도 괜찮지 않느냐?


뭐가 괜찮아 전혀 괜찮지 않거든. 눈 오면 나가서 눈사람도 만들고 스키장도 가고 이러면서 노는 것도 좋잖아.


그런데 나갔다가 일이 한두 번 터져야지. 나갈 때마다 신센구미랑 엮여서 곤란하다고.


왜 사람 많고 좋지. 겨울 내내 여기서 지낼 수는 없잖아.


그럼 타카라 너는 어디 가고 싶은데. 가고 싶은 곳 있어?


겨울에는 딱히 가고 싶은 곳은 없어. 요 며칠 전에 잡지에서 들판에서 고백하는 남녀 짝도 나오고 꽃밭에서 고백해서 결혼까지 갔다는 커플 이야기도 나와서 아 그렇구나- 정말 좋겠다- 이랬어. 그냥 부러웠다고.


왜 부러웠냐.


그렇게 부럽지는 않았어. 아 이렇게 이어지는 짝도 있구나 싶은거지.



***



전에 했던 그 대화들이 머릿속에서 필름 감기듯 재빠르게 지나간다. 이 입이 정말로 다시 생각해도 방정인 거 같다. 화려하게 맞춰 입은 드레스를 최대한 끌어올려 끌리지 않게 들어 올리려고 했지만, 우산도 같이 들고 가야 하다 보니 불편함이 이만저만이 아니었다. 뒤에서 카구라와 타에가 우산을 들어주겠다, 뒤에 끌리려고 하는 옷은 들어주겠다며 난리법석을 피우고 있었다. 그리고 저 멀리서 늦어서 미안하다며 먹을 것들이며 술이며 바리바리 싸들고 온 츠쿠요와 백화 단원 몇 명들이 축하한다며 토닥이고는 조금 이따가 보자며 사람들이 모여있는 곳으로 사라졌다.


"괜찮아 긴장 풀고 평소와 같이 행동하면 될 거야."

"그 평소같이다 안될 거 같으니까... 그때 했던 말을 진짜로 할 줄 몰랐지."


두근거리는 가슴을 간신히 진정시키고 드레스를 최대한 끌어올려 잡고 다 끌어올리지 못한 옷자락은 카구라가 잡아주었다. 그리고 햇빛을 피하기 위한-드레스와 세트로 맞춘 우산은 타에가 옆에서 같이 들어주며 걸어가기로 하고 천막 밖으로 나섰다.

봄이어서 그런지 햇볕이 무척이나 따뜻했고 주변에 활짝 핀 꽃들은 봄을 반기는 것인지 아니면 이 상황을 축하해 주는 것인지 향기로운 냄새가 퍼져 나갔다.

조금 더 걸어가니 축하해준다며 모인 사람들이 앉아있던 자리에서 모두 다 일어서서 걸어오는 나를 바라보고 있었다. 그리고 눈앞에 보이는 커다란 벚나무 아래 단정하게 턱시도를 차려입은 긴토키가 미소 지으며 나를 반겨주고 있었다.



***



봄이오면 내가 그렇게 해줄께.


긴토키가?


응 꽃이 활짝 피는 봄이 오면 주변 사람들을 전부 다 불러 모으자. 여기 가부키초 사람들을 불러 모으자. 아 공주님도 좋을 거 같고 요시와라 사람들도 좋을 거 같네.

꽃이 활짝 피어있고 벚꽃이 만개한 곳에서 예쁘게 하는 거야. 우리의 결혼식을 어때 괜찮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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