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둘 : 기다릴게

드림 전력 주제 : 기다릴게



평화로운 오후였다. 분명히 평화로운 오후였다. 조용함을 깨트리는 전화벨이 울려 퍼졌고 황급히 병원으로 뛰어가 병실을 찾기 위해 이리저리 두리번거렸다. 그리고 저 멀리서 벽에 기대 심각한 표정을 짓고 있는 츠쿠요가 보였다. 나를 발견했는지 이쪽으로 오라며 손짓을 한다.


"사고였어. 세이타를 구한다고 떨어지는 철근 밑으로 달려들었으니."

"그럼 지금 상태는 어떤데. 괜찮은 거지?"

"머리에 심한 충격을 받았어. 위험한 순간은 넘겼는데..."


위험한 고비는 넘겼다는 설명을 한 번 더 의사를 통해 들었다. 야토에 관한 자료는 병원에 등록된 게 없지만, 사람의 자료를 통해 고비를 넘긴 건 기적이라는 말을 붙이며 의사는 재잘거렸다. 다행이었다. 두 눈을 감고 깊은 잠에 빠진 너의 손을 어루어 만졌다. 하아- 깊은 한숨만이 계속해서 나온다. 의사와 면담을 마치고 나가려고 할 때 했던 그 말이 아직도 머릿속에 맴돌고 있다.


"문제는 환자분이 깨어나는 겁니다. 보통 다른 분들은 금방 깨어나시긴 하는데 환자분은- 일어나시면 정말 그건 기적인 거죠."

"그러면 영영 못 일어 날 수도 있다는 건가요?"

"그렇죠."


당신은 의사잖아, 한 사람의 생명을 그런 식으로 대하면 안 되는 거잖아- 여러 말을 하며 의사의 멱살을 잡을뻔했다. 하지만 타 카라가 일어난다면, 기적적으로 일어난다면 자신이 잠들어 있을 때 그런 식으로 사고를 쳤다는 건 별로 좋아하지 않을 게 뻔하기에 그냥 감사하다며 인사를 하고 그 장소를 떠날 수밖에 없었다.

얼마나 시간이 지난걸 지도 모르겠다. 아침에 일어나면 같이 아침을 먹고 출근길을 배웅하며 시작되던 일상이 뒤바뀌어 버렸다. 눈을 뜨자마자 대충 준비를 한 뒤 간단한 요깃거리를 사 들고 병원으로 향하는 게 내 일과의 시작이었다. 언제 일어날지 모른다. 그냥 계속 곤히 잠들어 있는 타카라의 옆에서 필요한 것들을 챙겨주고, 돌봐주며 마치 깨어있는 타카라에게 말을 하듯이 집에 가기 전까지 혼잣말을 중얼거릴 뿐이다.


"...늘상 있는 일이었잖아. 그런데 지금 와서 생각해보면 머나먼 추억이 되어버린 거 같다.

주변에서는 이제 그만하라고 나만 망치는 꼴이라며 말리는데 난 이상하게 그만둘 수 없겠더라.

난 언제나 네가 눈을 뜨고 '오랜만이야 긴토키.'라면서 인사할 때까지 계속해서 기다릴 거야.

그러니까... 이제 눈을 뜨고 일어나주면 안 돼?"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