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부가 시작된다는 소리와 함께 남녀를 각각 다른 방으로 안내했고 그 방 안에서도 그룹으로 나누어 방안으로 안내했다. 내 앞에 있는 여자들은 아까 만났던 사람이 어땠다는 등의 여러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어차피 나와 관련 없는 이야기였다. 이 무도회에는 그렇게 관심도 없었고 그냥 일을 위한 그런 형식적인 도구- 같은 거나 다름이 없었기에 강제적으로 온 무도회나 다름이 없었다. 멍하니 끼리끼리 모여있는 여자들의 무리를 바라보고 있을 때쯤 주최 측으로 보이는 여자 한 분이 들어왔다.
"지금부터 가면을 하나씩 나누어 드릴 예정입니다. 마음에 드시는 가면을 하나 고르시고 옷을 갈아입으시고 아까 그곳으로 오시면 됩니다. 그럼 2부도 즐겁게 즐겨주시길."
그 여자의 말이 끝나고 가면과 여러 형형색색의 드레스들이 들어왔다. 여자들은 신나서 가면을 이리저리 골랐고 어느 정도 무리가 빠지고 나서 가면을 천천히 골랐다. 남은 가면 중 그나마 쓸만한 건 내 머리카락색과 잘 어울리는 분홍계열의 가면이었다. 드레스도 무난한 걸로 고른 뒤 탈의실로 들어가 갈아입었다.
"긴토키를 알아볼 수 있을까?"
시간을 어떻게 보내지- 이런 생각보다는 아까 보았던 긴토키를 다시 만나고 싶었다. 가면을 쓴 모습을 못 찾더라 하더라도 긴토키가 나를 알아봐 주었으면 하는 마음이었다.
8. 신데렐라
가면을 질끈 묶고 나왔다. 사람들은 형형색색의 가면을 쓰고도 어떻게 자신의 일행을 잘 찾는지 의문이 들었다. 아마 서로 통하는 무언가가 있는 거겠지. 사람들의 무리를 이리 보고 저리 보고해도 아무리 찾아보아도 긴토키는 보이지 않았다. 다른 사람들과 함께 있는 걸까? 역시 못 찾는 거겠지- 아까 그 여자의 말처럼 초대받아서는 안 되는 그런 손님이었으니까. 마치 느낌이 신데렐라 같았다. 초대장은 왔어도 가서는 안 되는 그런 존재 같은 느낌이 들었다.
아까 나오기 전에 주최 측으로 보이는 사람이 있어 혹시 2부 참가도 자유냐고 물어보니 자유롭게 참여를 하면 된다고 하였다. 역시 그냥 옷을 갈아입고 돌아가는 것이 좋을 거 같은 그런 기분이 들었다. 발걸음을 탈의실로 돌리려는 순간 누군가가 내 손을 탁- 하고 잡았다.
"찾았다."
아까 보았던 옷과는 다른 옷이었지만, 진한 파란색 가면을 쓰고 있어 얼굴은 못 알아 보지만 알 수 있었다. 목소리뿐만 아니라 가면 너머로 보이는 눈동자를 보면 알 수 있었다. 마치 왕자님이 신데렐라를 발견한 그런 기분이었다. 긴토키가 나를 찾아주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