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까부터 흘러나오던 왈츠가 끝나고 다른 곡으로 바뀌었다. 중앙에서 춤을 추던 사람들은 곡이 끝나고 살짝 인사를 하고 바뀐 곡에 맞추어 이어 춤을 추거나 다른 무리에 섞이거나, 아니면 다른 사람들이 나와 춤을 추기 시작했다. 춤을 추는 사람들의 표정은 알 수 없었다. 정말로 행복해 보이는 사람은 아마 서로 아는 사이라던가 연인 사이처럼 보였고, 알 수 없거나 표정이 없는 사람들은 아마 어떤 무언가에 의한 관계인듯했다.
"긴토키는 춤 안 춰도 돼?"
"난 괜찮아. 딱히 출 사람도 없고."
옆에서 나와 같이 춤을 추는 무리를 바라보던 타카라가 나의 손을 잡으며 물어보았다. 딱히 춤을 출만한 사람들도 없었고 춤을 배웠다고 해도 모르는 사람과 추는 것이 싫었기 때문이다. 잡은 손이 실망한 듯 스르륵 빠져나가는 게 느껴졌다. 아- 그래. 타카라와 같이 춤을 추는 것도 좋을 거 같은데? 분명히 춤을 신청할 때에는 예의를 갖추고 신청하라고 했지?
"타카라, 아니 숙녀분, 춤 한 곡 신청해도 될까요?"
6. 부채로 입을 가린 여자
"하하하- 그녀에게 춤을 신청하려는 건가요?"
하늘색 부채로 입을 가린 여자가 이쪽으로 다가왔다. 타 카라에게 다가갔을 때부터 이쪽을 주시하는듯했지만 계속 무시하고 있었다. 내가 춤 신청을 하며 뻗은 손을 살짝 붉어진 얼굴로 잡으려는 순간에 나타난 것이다. 목소리나 억양, 말투로 보아 아- 그래 신스케 녀석과 아는 사람이구나. 그나저나 왜 나한테 관심을 두는 거지?
"그녀도 당신과 같이 어쩔 수 없이 참가했지요. 하지만 긴토키 당신과는 다르게 초대받아서 안 되는 손님에 속해있지요. 그런 그녀와 춤을 추는 것보다 저와 춤을 추는 게 더 이득일 것인데요."
웃는 저 목소리가 맘에 들지 않았다. 그리고 용도취급에 와서는 안 될 손님 취급하는 저 행동도 맘에 들지 않았다. 살짝 옆을 보며 타 카라의 반응을 보니 조금씩 떨려오고 있었다. 아마 분노이겠지. 아마 타카라도 맘에 들지 않는듯했다. 일을 더 크게 만드는 것보다 아예 접근을 못 하게 막는 것이 좋을 거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제가 누구에게 춤을 신청하고 누구와 춤을 추는 건 당신이 상관할 바 아닌데 말이죠. 제가 봤을 때에는 당신이 초대받아서는 안 될 손님인 거 같습니다만."
타카라를 내 뒤로 보내면서 정말로 보기 싫은 사람들 앞에서만 튀어나오는 말투- 라며 신스케나 주변 애들이 뭐라고 하던 그런 말투가 신경질적으로 튀어나왔다. 내 말을 들은 그녀는 얼굴이 새빨개지더니 처음부터 가리고 있던 부채를 얼굴 전체를 가려버리며 "흥!" 이라며 원래 있던 자리로 되돌아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