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림 사망합작 : http://boiboss.wix.com/yumenosi

 

 

눈을 감았다가 뜨면 제일 먼저 보인 건 웃고 있는 너였다. "긴토키- 뭐해 안 오고-"라며 빨간 우산을 빙그르르- 돌려 보이면서 나에게 빨리 오라고 손짓하는 너라던가, 아니면 "파르페 먹자. 파르페."라며 내가 제일 좋아하는, 둘이 서로 좋아하는 음식들을 먹으러 가자며 내 팔을 붙잡고 끌고 갈 때라던지 너는 언제나 항상 웃고 있었다. 종종 표정이 좋지 않아 보일 때마다 무슨 일 있느냐고 물으면 "아무 일도 없는걸?"이라며 아무렇지 않다는 듯이 다시 웃어보시곤 하던 너였다.

하지만 이상하게도 이번만큼은 달랐다. 최근 들어 너의 표정은 계속 어두워져만 갔고, 무슨 일이냐는 질문에도 "아무것도 아니야. 그냥-"이라고 말끝을 흐리면서 마치 이 상황을 빨리 빠져나가고 싶다는 듯한 그런 말투로 항상 대답을 해왔다. 무슨 일이 있었는지를 알아야 내가 도움을 줄 수 있는데 그때마다 마치 너는 내 도움을 받아도 해결이 안 된다는 듯한 그런 표정으로 나를 바라보았다.

 

"제발. 제발 부탁이야 긴토키 나를 그냥 내버려 둬."

"타카라..."

"이제... 제발 그만 해. 부탁이야..."

 

계속 물어볼 때마다 아무 일도 아니라며 대답해오던 너는 어느 날, 나에게 소리쳤다. 평소에 영화나 드라마에 슬픈 장면이 나와도 눈물을 보이지 않던 네가, 나에게 제발 그만 하라며 나를 붙잡고 눈물을 보이고 있었다. 눈물을 보자 나도 모르게 그 자리에서 얼어붙고 말았다. 너를 붙잡아야 하는데, 항상 물어보던 질문이 아닌 괜찮을 거라는 말을 해야 된다고 속에서는 자연스럽게 말을 하고 있었지만, 입 밖으로는 튀어나오지 않았고, 도망치듯 멀어져가는 너도 붙잡지 못했다.

 

눈을 감았다가 뜨면 네가 보이길 바랐다. 언제 그랬냐는 듯이 웃어 보였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지만 너는 보이지 않았고 요시와라에 가서 행방을 물어보아도 모른다는 대답이 돌아올 뿐 너를 찾지 못했다. 마지막 지푸라기 잡는 심정으로 츠쿠요를 찾아갔다. 그녀에게서도 모른다는 대답이 돌아오면 포기하고 돌아가려 했지만, 그녀가 말한 말에 그곳에 발이 묶였다.

 

"타카라라면 혼자 있고 싶다 했어. 정리할 시간이 필요하다고."

"정리할 시간이라니? 나한테는... 나한테는 그런 말이 전혀 없었는데?"

 

역시- 라며 한숨을 푹 쉬고는 이야기를 풀어나가는 그녀였다.

 

"요 며칠 전에 이곳에서 사건이 하나 터졌어. 타카라랑 친했던 아이였는데 사고로 그만 죽고 말았는데 그 현장에 타카라가 있었거든. 자신이 도움만 줬다면 살았을 거라고-"

 

전혀 예상하지 못한 문제였다. 그런 부분에서 아주 힘들어 한다는 걸 알고 있었지만 최근 들어 행동이 변한 이유도 이 이유였다는걸 알고 나니 나 자신이 정말 한심해지기 시작했다. 이유를 알려주지 않으려고 했던 것도 있지만 알려주지 않는다는 이유로 계속 추궁했으니 너도 심리적으로 얼마나 힘들어했을지 짐작이 가기 시작한다.

 

눈을 감았다가 뜨면 괜찮다며 그렇게 심한 말을 해서 미안하다는 네가 보일 줄 알았다. 하지만 너는 보이지 않았고 이제 이곳에는 더는 없다. 내 눈앞에는 사진 속에서 활짝 웃고 있는 너의 모습밖에 보이지 않았다. 너와 함께 친하게 지냈던 사람들, 네가 도움을 준 사람들 한 명 한 명이 너의 사진 앞에서 울고 있다.

내가 조금만 더 빨리 알았더라면, 내가 다른 방법으로 너에게 다가갔다면 넌 이 상황까지 왔을까? 지금에 와서야 이런 생각을 해봤자 이미 죽어버린 너는 다시 살아나는 게 아니란 걸 알고 있다. 지금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이 자리에 서서 애도하는 일 밖에 없다. 아직 나는 너의 죽음이 실감 나지 않는다. 왜 네가 죽음을 택해야 했는지, 얼마나 힘들어했는지 잘 알고 있지만 내가 도움 하나 주지 못했다는 것이 나를 힘들게 해.

 

영영 보지 못할 것만 같았던 네가 이제 눈을 감았다가 뜨면 볼 수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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